모란봉악단, 5월 이후 ‘개점휴업’ 상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지시로 지난 2012년 창단된 ‘북한판 걸그룹’ 모란봉악단의 활동이 올해 들어 눈에 띄게 줄어 눈길을 끌고 있다.

반면 2013년 음란 동영상 제작 혐의로 일부 단원에 대한 처형설이 나돌았던 30여년 전통의 왕재산예술단은 지난해의 부진을 딛고 올해는 활발히 무대를 누벼, 대비를 이뤘다.

14일 북한 매체 보도 등에 따르면 모란봉악단은 지난 5월 경음악 그룹 청봉악단과 함께 제7차 노동당대회 축하공연을 한 이후 7개월이 넘도록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모란봉악단의 올해 공연은 3차례에 불과했다. 그나마 단독 공연은 장거리 미사일 ‘광명성 4호’ 발사 성공을 환영하는 지난 2월 13일 연회에서의 공연이 유일했다. 나머지 한 차례는 2월18일 공훈국가합창단과의 합동공연이었다.

2012년 7월 창단 이후 같은 해 6차례, 2013년 9차례, 2014년 8차례, 2015년 5차례 등에 비하면 올해 공연은 상당히 부진한 것으로 평가된다.

모란봉악단의 활동부진이 지난해 12월 베이징(北京) 공연 취소를 둘러싼 북중간 갈등관계와 무관하지 않은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공연 취소의 후유증이 뚜렷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조치로 볼 수도 있다”면서 “모란봉악단의 후견인으로 유명한 리설주가 올해 공개활동을 크게 줄인 점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모란봉악단의 활동부진이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는 관측 또한 없지 않다.

모란봉악단의 부진과는 대조적으로 왕재산예술단과 청봉악단은 올해 신년경축음악회를 공동개최한 데 이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2.16)인 광명성절 경축공연까지 떠맡았다.

특히 왕재산예술단은 북한이 노동당 제7차 대회를 앞두고 벌였던 ‘70일 전투’에 이어 ‘200일 전투’를 독려하기 위한 지방순회공연을 독점하다시피 했다. 지난 9월 이후 각도 소재지를 돌며 모두 130여 차례 공연했을 정도다. 지난해의 경우 왕재산예술단은 2차례 공연에 그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