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필요” 62% 중 상당수 “분단 지지” 이중적

“통일 필요” 62% 중 상당수 “분단 지지” 이중적

강병철 기자
입력 2016-12-22 23:28
수정 2016-12-23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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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평화 공존 땐 통일 불필요”

설문 때 윤리적 답변 선택 성향
“통일의식 측정 왜곡 가능” 지적

남북 통일의 필요성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이 높은 비율로 ‘통일이 필요하다’고 답하지만 그 가운데 상당수는 사실 ‘분단 체제의 고착’을 지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실적으로 분단된 상태로 있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지만 설문조사에서는 ‘윤리적 답변’을 고르는 성향 때문에 통일 의식의 측정이 왜곡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2일 통일연구원이 이달 중 발간할 예정인 ‘2016 남북통합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2.1%는 “통일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응답자들 중 47%는 다른 항목에서 ‘남북이 전쟁 없이 평화적으로 공존할 수 있다면 통일은 필요 없나’라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 비율로 보면 통일의 필요성을 긍정하고 분단 고착화를 분명히 반대한 경우는 32.9%에 그친 셈이다. 분단을 선호하는 성향은 연령대가 낮을수록 더 강했다. 20대가 55%로 가장 높았고 30대는 42%, 40대는 31%, 50대는 25%, 60대 이상은 19%였다.

통일이 필요하다고 답한 응답자들 중에도 분단 고착화를 반대한 집단과 긍정한 집단 간에는 통일에 대한 의지와 역량, 태도 등이 확연히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이 필요하다면서도 분단 고착화를 긍정한 집단은 부정한 집단보다 통일 이후 상황을 부정적으로 전망했으며 관련 세금 인상에도 상대적으로 부정적이었다.

연구를 주도한 박주화 연구부장은 “통일 대박으로 대표되는 편익의 관점에서 통일을 볼 수 있지만 통일이 불러올 손해 역시 존재하며 국민들은 이사이에서 차별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60% 지지를 가정한 통일정책과 30% 지지를 가정한 통일 정책은 목표와 수단이 다를 수밖에 없다”면서 “당국이 통일 필요성 조사를 어떻게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는 탈북민 인식에 대한 분석도 담겼다. 조사 결과 남한 주민들은 탈북민들과 이웃으로 지내는 등 직접적 접촉보다 오히려 탈북민 지원 등 정책적인 면에 더 부정적인 인식을 나타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2016-12-2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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