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기자에 비판 댓글…정청래 “비판은 기자들만 한다는 오만 버려야”
문재인 대통령의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 지지자들의 ‘격한 댓글’과 관련해 질문을 한 기자를 둘러싸고 SNS 등에서 논란이 벌어졌다.회견 도중 질문권을 얻은 C비즈의 박 모 기자는 문 대통령에게 “정부 정책에 비판적 기사를 쓰면 격한 표현과 함께 안 좋은 댓글들이 달린다. 지지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에서 저보다 많은, 그런 악플이나 문자를 통한 비난이나 트윗을 많이 당한 정치인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저와 생각이 같건 다르건 상관없이 ‘유권자인 국민의 의사표시다’ 그렇게 받아들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기자들도 그 부분에 대해 좀 담담하게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게 예민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장에서 오간 이 같은 문답은 여느 질의·응답과 다를 바 없었으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공간에서는 박 기자의 이름이 순식간에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오르는 등 화제가 됐다.
네티즌들은 ‘기자가 욕먹을 각오 안 하고 기사 쓸 거면 뭣 하러 기자 하나’라는 비판 댓글이 쏟아졌다.
당사자인 박 기자는 기자수첩을 통해 “문답이 오간 이후 몇 분 지나지 않아 기자(본인)에게는 욕설 섞인 이메일과 SNS 메시지 수백 통, 기사 댓글 수천 건이 빗발쳤다”고 전했다. 이 기자 수첩에도 ‘징징거린다’, ‘기레기’ 등의 비난 댓글이 이어졌다.
정치권도 논란에 가세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의원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비판은 기자들만 한다는 오만을 버려야 한다. 욕할 자유는 ○○○○ 기자들에게만 있는 게 아니다”고 비판하면서 “정치인은 비판만 당하는 시대는 지났다. 비판하는 기자가 정당한지에 대해 국민이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는 시대”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당 김형구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비뚤어진 팬덤 문화에 대한 문 대통령의 잘못된 인식이 유감스럽다”면서 “해당 기자는 온라인에서 뭇매를 맞고 있고, 민주당 전직 국회의원까지 나서서 공격을 선동하는 지경이다. 도를 넘는 공격적 언행은 민주주의의 적이며, 문 대통령의 성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