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 행사 남측 지역 개최 가능성도 언급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위해 우리측 이산가족들과 함께 금강산을 방문한 박경서 대한적십자사(한적) 회장은 21일 9월 중에 평양에 가는 방안을 북측과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박 회장은 이날 금강산에서 취재진과 만나 “평양에 가려고 한다. 9월 중에 가는 것으로 조율 중”이라며 “가서 인도주의라는 적십자사 정신에 입각한 협업, 이들(북측) 말로 호상 협력 프로그램이 결정돼서, 그리되면 기자들과 정식으로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평양 방문 기간 남북 인도주의 협력사업이 결정되면 서울로 돌아와 이 내용을 언론을 통해 국민들에게 공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 회장은 18년간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세계교회협의회(WCC)에서 근무하면서 26차례 정식으로 북한에 출장 갔었다며 “인권대사로 있을 때 또 3번 해서 29번 북한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적십자사 책임을 맡아 이 행사가 두 번째 북한 방문”이라며 “(보통 금강산에 입경하는데) 시간이 3∼5시간 걸린다. 그런데 어제는 전체가 1시간 10분 걸렸다”고 덧붙였다.
입경에 걸리는 시간이 예전보다 대폭 줄어든 것과 관련해 박 회장은 “(북측의) 한상출 요원이 적십자회담 하면서 (이번 상봉 행사) 결정할 때 위원이었다”며 “그분이 이렇게 빨리해드렸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조금씩 변하는 것 같다. 이런 체제를 가진 국가들이 변하는 게 우리 입장에서는 더디겠지만, 실은 우리를 위해 노력한다”고 평가했다.
이산가족 문제와 관련해 박 회장은 “이산가족 문제는 ‘어전시’(urgency·긴급한 일)”라며 “1년에 (이산가족) 몇천명이 돌아가시고 있어서 이것보다 긴급한 게 없어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일회성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남측 지역에서도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럼요”라고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그는 “대통령 담화 속에서도 금강산 면회소가 언급되지 않았느냐”며 “그걸 짓는 것과도 연결고리가 있고, 여기(금강산)는 여기대로 하고, 서울 가까운 데서도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해봐야겠다는 얘기들이 상당히 긍정적으로 발전되고 있으니까 그리 알아달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9월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이 매우 중요하다며 “(정상회담) 메시지가 판문점 선언처럼 나올 거라고 보는데 그렇게 나오면 상황이 상당히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2019년 1월부터는 눈에 보이는 여러 가지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며 “그런 변화에 적십자사도 한몫하겠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한편 박 회장은 이번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앞두고 폭염 때문에 성공하지 못할까 봐 걱정했다며 “날씨가 우릴 도와준 게 복”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제 만찬에서 북측 박용일 단장이 ‘이번에는 정말 차분하게 멋있는 만남입니다. 완전히 성공입니다’라고 말했다”며 이번 행사의 성공을 자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