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인 듯, 낙하산인 듯… 공정 강조 사회의 ‘전략공천 딜레마’

전략인 듯, 낙하산인 듯… 공정 강조 사회의 ‘전략공천 딜레마’

신융아 기자
신융아 기자
입력 2020-01-21 22:12
수정 2020-01-22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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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 강화·민심과 괴리 ‘두 얼굴’

예비후보들 “난 유령후보” 허탈 속 긴장
당규에 ‘경쟁력 취약한 지역’ 등 기준 마련
후보자 역량 해석 따라 공정성 시비 불러
전문가 “비중 최소화… 원칙 있어야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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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저는 유령후보입니다.”

지난 14일 더불어민주당에서 현역 의원 불출마 지역 등 15곳을 전략공천지역으로 선정하자 서울 광진을에서 출마를 준비하던 김상진 예비후보는 이렇게 성명을 냈다. 일찌감치 예비후보로 지역 활동을 하고 있는 김 후보를 제쳐 둔 채 당에서 청와대와 장관 출신을 내려보내기 위해 여론조사를 시행하자 이를 비꼰 것이다.

#2.‘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서울 구로을에 출마 선언을 한 조규영 예비후보도 이 지역이 전략공천 대상에 오르자 페이스북 계정에 전략공천위원장인 도종환 의원의 시 ‘담쟁이’를 인용했다. 박영선(4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불출마를 선언한 이곳에는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의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4·15 총선을 앞두고 전략공천 밑그림이 조금씩 드러나면서 해당 지역 예비후보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후보 간 경합 없이 당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단일 후보를 정하는 전략공천은 선거 전략의 하나이지만 이들 입장에서는 ‘낙하산’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특히 ‘공정’이 최근 우리 사회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전략공천 제도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오고 있다.

21일 각 정당의 당규를 보면 ▲지역 후보자의 경쟁력이 현저히 낮은 지역 ▲우세 지역임에도 패배한 지역 ▲당세가 현저히 약화된 지역 등이 전략공천의 후보지가 될 수 있다. 민주당의 경우 현역 의원 불출마나 지역위원장이 공석인 곳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후보자 역량이나 경쟁력은 해석의 여지가 커 자칫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 한 예로 2014년 7·30 재보궐 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서울 동작을에 서울시 정무부시장 출신의 기동민 의원을 전략공천하자, 지역위원장이던 허동준 후보가 기 의원의 공천 수락 연설장에 나타나 지도부에 항의하며 몸싸움을 벌이는 등 ‘전략공천 파동’이 나기도 했다.

당에서는 후보자 경쟁력을 객관화하고, 민의를 반영하기 위한 도구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데 이 역시 한계가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서 후보자 개인 지지율이 높게 나타나더라도 당 지지율과 비교했을 때 그 차이가 큰 경우엔 (다른) 전략공천 후보자를 선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 보좌관은 “여론조사의 경우 인지도나 유명세에 따라 응답하는 경향이 있어 실제 표심과는 차이가 날 수 있다”면서 “이런 경우 지역에서 묵묵히 활동해 온 당의 인재가 오히려 소외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현역 의원 불출마 지역을 전략 선거구로 정한 것 역시 그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도 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다선 의원들이 불출마를 선언한 지역구는 당의 지지 기반이 좋은 곳인데 여기를 전략 선거구로 하는 것은 전략공천 취지에도 맞지 않고 공정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정에 대한 사회적 기준이 높아진 만큼 정당 정치의 발전을 위해서도 투명한 공천 제도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된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전략공천이라는 예외적 수단이 일반화되면 공정성 문제뿐만 아니라 정치 발전에도 해가 될 수 있다”면서 “정당 스스로 전략공천 시스템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창진 서울시의원 “폭염 중 재난안전실이 건설근로자 생명·건강 지켜줘야”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에서 의정 활동 중인 남창진 의원(국민의힘, 송파2)은 지난 1일 제332회 임시회 서울시 재난안전실 업무보고에서 무더위 폭염경보가 발령된 날 일부 공사현장은 서울시 방침을 따르지 않고 폭염 속에서 건설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었다고 지적하며 철저한 폭염 안전 관리를 주문했다. 지난 7월 7일 서울시 재난안전실이 본격적인 폭염에 대비하기 위해 보도자료를 내고 서울시 발주 야외 건설현장은 건설근로자 보호를 위해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는 야외 작업을 원칙적으로 중단하고 민간 건설 현장에도 적극 안내하겠다고 했으나 7월 8일 서울시 기온이 34~37도까지 올라가 폭염경보가 발령된 상태에서 일부 건설현장에서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남 의원이 지적한 건설현장은 민자사업으로 추진 중인 창동의 A현장과 중구 남산 밑 민간 건축공사장(서울 창조산업허브조성 공사장 옆)이었고 확인을 위해 영상이 촬영된 시간은 오후 2시에서 4시 사이로 하루 중 폭염이 절정인 시간대였다. 우리나라에서 최근 5년간 발생한 온열질환 산업재해의 46%가 건설업에서 발생하고 있고 지난 7월 경북 구미에서 외국인 건설근로자가 폭염으로 사망한 사고가 있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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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2020-01-2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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