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측근 극단 선택 檢 탓 규정
단톡방엔 2016년 SNS글 공유
체포안 부결 이후 첫 심경 밝혀
당 쇄신 요청 압박에 단합 호소
김기현 “李 주변 죽음의 그림자”

봉화 뉴시스
경북경찰청 전담수사팀 관계자들이 13일 경북 봉화군 명호면에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양친 묘소에서 묘소 훼손 사건과 관련한 증거 수집을 위해 현장 검증을 하고 있다.
봉화 뉴시스
봉화 뉴시스
이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 또 국가 경제가 그야말로 생사의 갈림길에 놓였다”며 “윤석열 정권의 명운을 야당 탄압에 걸지 말고 민생위기 극복에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12일 의원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 ‘아프다, 많이 아프다’란 제목의 2016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글이 올라오자 “성남시장 때 쓴 글로 지금도 페이지에 남아 있다”고 밝힌 뒤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에 대해 “저는 의원들이 당과 국가를 위한 충정으로 당 운영에 대한 우려와 경계를 표현하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게시된 글은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에게 거센 비판을 받을 때 작성한 것으로 이 대표는 당시 “처음 겪어 보는 등 뒤에 내리꽂히는 비수, 아프다, 정말 아프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담담히 받아들인다. 내 삶에 기회는 없었고 언제나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왔듯이 상처 역시 근육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체포동의안 부결과 관련해 이 대표가 직접 심경을 밝힌 건 처음이다. 사퇴 압박과 당 쇄신 요청이 커지면서 우회적으로 당의 단합을 호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친명계 의원들도 일제히 정권의 ‘사법 살인’을 주장하며 전씨 사망에 대한 이 대표 책임론에 선을 그었다. 김남국 의원은 MBC에서 “문제의 본질은 결국 성실하게 일만 했던 공무원을 계속해서 압박하는 강압수사”라며 당대표직 사퇴론을 일축했다.
반면 비명계이자 친문(친문재인) 인사인 전해철 의원은 MBC에서 “검찰 수사는 무리지만, 이 대표도 주변을 좀더 돌아보고 왜 자꾸 이렇게 안타까운 일들이 생기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당대표가 많은 것을 내려놨다고 생각할 정도의 탕평 인사가 돼야 한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연일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의 측근 5명이 잇따라 숨진 일을 거론하며 “이 대표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죽음의 어두운 그림자와 조폭의 그림자, 마치 영화 ‘아수라’처럼 등골이 오싹하고 섬뜩하다”며 “간접살인의 책임을 져야 할 분이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하는 참담함은 민주당 내 일부 지각 있는 의원도 느끼고 있다고 한다”고 했다.
2023-03-14 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