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시찰 첫인상·총평·당부 말씀까지…재탕·삼탕

[단독] 시찰 첫인상·총평·당부 말씀까지…재탕·삼탕

입력 2015-01-20 23:50
수정 2015-01-22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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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 의심’ 의원외교 보고서 백태

논문 표절검사 프로그램인 ‘카피킬러’의 도움을 얻어 ‘국회의원 외교 보고서’를 들여다본 결과 표절 의심 정황이 다양한 사례로 나타났다. 의원외교의 근본 취지는 ‘외국 의회와의 협력 증진’, ‘특정 사안에 대한 운영경험 상호 전수’가 목적이지만 부실한 결과보고서, 출장 목적의 추상성 등에 대한 비판이 매년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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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신문이 표절 검사 서비스 카피킬러로 한 의원이 제출한 보고서를 검사한 결과 상당 부분에 붉은 색 하이라이트가 표시됐다. 이는 과거 보고서나 인터넷상 문서의 문장과 6어절 이상 같다는 의미다. 카피킬러 표절검사 결과보고서 캡처
20일 서울신문이 표절 검사 서비스 카피킬러로 한 의원이 제출한 보고서를 검사한 결과 상당 부분에 붉은 색 하이라이트가 표시됐다. 이는 과거 보고서나 인터넷상 문서의 문장과 6어절 이상 같다는 의미다.
카피킬러 표절검사 결과보고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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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김동철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이 지난해 9월 국회 사무처에 제출한 ‘산업통상자원위원회 해외시찰 결과보고서’는 신문 기사를 그대로 옮겨 온 경우다. 네덜란드의 잔세스칸스(풍차마을)를 방문한 시찰단은 보고서에 ‘암스테르담에서 북쪽으로 15㎞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잔세스칸스는 네덜란드 전원마을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곳임. (중략) 평화로운 초지와 산책하기 좋은 강변길 등이 남아 있음’이라고 적었다. 그런데 이는 2008년 11월 한 경제신문에 실린 레저 기사와 동일했다. 문장의 끝맺음만 ‘-이다’를 ‘-임’으로 바꿨을 뿐이다.

이 보고서에선 일부 질의응답도 신문 기사와 동일했다. 시찰단은 지난해 8월 네덜란드의 물류단지 현장을 방문해 현장 관계자에게 정부의 지원이 어떠한지 물었고 “(네덜란드)정부는 항구 인근에 대규모 배후단지가 들어설 수 있도록 입지 규제를 푼 것은 물론 (중략) 최장 6개월간 관세 및 부가세를 면제해 주었음”이란 답변을 얻었다. 이러한 답변은 지난해 4월 한 경제신문이 작성한 기사에서 똑같이 찾아볼 수 있다.

연례행사는 ‘보고서 재탕’이 의심되는 경우가 많았다. 2014년 9월 새누리당 김정록 의원 등이 참석한 뒤 작성한 ‘제35차 아세안의회총회(AIPA) 결과보고서’의 총평은 “국제사회 및 이웃 국가들의 원조를 기반으로 이례적인 정치·경제·사회적 발전을 이룩한 대한민국이 (중략) ASEAN 국가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음”으로 명시돼 있다. 하지만 이는 2012년 개최된 제33차 AIPA의 결과보고서 총평과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같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AIPA는 공식행사로 규정된 틀 안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과거 보고서와 비슷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보고서 뒤편에 붙이는 ‘참고사항’은 인용 표시 없이 다른 기관의 연구보고서 등을 그대로 옮겨놨다. 윤진식 전 의원 등이 2013년 프랑스·독일을 다녀온 뒤 제출한 ‘공공투자사업 사전검증제도 국외사례 조사 결과보고서’는 독일 철도 투자 평가 체계에 관한 참고사항 등을 정리해 뒀다. 이 부분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정책보고서, 출장보고서 등을 참고한 것이지만 보고서에서 인용 표시는 찾을 수 없었다. 다국어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나 네이버 질의응답 서비스 ‘지식iN’ 등의 내용을 인용 표시 없이 옮겨 적는 경우도 허다했다.

현장을 돌아본 뒤 시찰단이 제시한 ‘향후 과제’ 부분이 과거 보고서와 판박이인 경우도 있었다. 새정치연합 이상민 의원을 단장으로 지난해 3월 러시아 모스크바와 소치를 다녀온 2014소치동계장애인올림픽대회 참관단은 결과보고서에 향후 과제를 ‘선수층 저변 확대 및 훈련 환경 개선’, ‘경기력 향상을 위한 지원 강화’, ‘협조 사항’으로 나누고 신인 발굴, 장애인 선수 처우 개선 등을 내놨다. 그런데 이는 2012런던장애인올림픽대회 참관단이 내놓은 향후 과제와 상당 부분 겹쳤다.

다른 시찰단이 각각의 현지에서 만난 관계자들에게 똑같은 ‘당부 말씀’을 한 경우도 발견됐다.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을 단장으로 2011년 우크라이나 등을 시찰다녀 온 국토해양위(현 국토교통위) 의원외교 대표단의 결과 보고서에는 송 위원장이 현지 관계자들에게 “일개 기업의 사업 차원을 넘어서 (중략) 국가적 사명감을 가지고 철저한 사업관리를 통해 성공적으로 사업을 완료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돼 있다. 그런데 이 당부 말씀은 2012년 국토해양위의 고속철도 시찰단이 중국을 방문한 뒤 삼성전자 직원들에게 했던 말과 일치한다. 시기상으로는 우크라이나 방문이 먼저지만 중국 방문 시찰단의 보고서가 1년 먼저 공개됐다.

해당 의원들은 대부분 “아직 보고서를 읽어 보지 못했다”, “해외에 있어 답변이 어렵다”고 해명했다. 일부 의원은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국회 사무처는 22일 보도자료를 내고 “방문 목적에 따라 방문국, 면담인사, 주요 활동내용 등이 각각 다르게 추진·진행되는 관계로, 의원외교 결과보고서의 핵심내용이 중복되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방문국의 정치·경제제도, 상대국과의 주요 현안이나 정기적으로 참석하는 국제회의의 개요자료 등을 기본자료로 수록하고 있는 관계로, 이러한 기본자료에서 일부 유사한 측면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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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2015-01-2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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