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원샷원킬’ 한국형 패트리엇 천궁-Ⅱ

[포토] ‘원샷원킬’ 한국형 패트리엇 천궁-Ⅱ

입력 2024-03-24 16:40
수정 2024-03-2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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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Shot One Kill’(원샷원킬)

경북 북부 모처에 배치된 공군의 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 ‘천궁-Ⅱ’ 포대가 내건 모토다. 공식 명칭이 제8530부대인 이 포대는 경북 북부지역으로 날아오는 북한 탄도미사일과 항공기, 순항미사일, 무인기를 요격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이슬비가 간간이 날리다 맑은 하늘이 드러나기를 반복했던 지난 19일 포대 장병들은 요격미사일 발사대 작동 절차 등을 연습하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전투복과 전투헬멧을 착용하고 작동 절차를 외치는 장병들의 입과 손이 일체로 움직였다. 매일 작동 절차를 반복 훈련한다는 장병들의 꺼멓게 그을린 얼굴에서 두 눈이 초롱초롱 빛났다.

공군미사일방어사령부 예하 제1미사일방어여단이 관할하는 이 포대는 천궁-Ⅱ가 작전 배치되면서 지난해 1월부터 가동이 시작됐다.

포대장(부대장) 박상빈 소령의 사무실 상황판에는 ‘One Shot One Kill’이란 글씨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어떤 기종의 북한 미사일이 날아오더라도 한 방에 격파하겠다는 결기가 느껴졌다.

박 소령은 “요격 명령이 하달되면 즉각 요격미사일을 쏠 수 있도록 발사대 작동 절차 등을 매일 반복해서 숙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대 장병들은 북한 미사일이 경북 북부지역으로 날아오는 상황을 가정해 요격미사일 발사대 등을 가동하는 시범을 보였다.

요란한 사이렌 소리와 함께 포대 곳곳의 스피커에서 “훈련 비상!”, “훈련 비상!”이란 쇳소리가 고막을 찢을 듯 울려 퍼졌다. 재빨리 뛰어나온 사격통제반 요원들은 차량형 교전통제소의 문을 열고 들어갔고, 발사반 요원들도 눈 깜짝할 사이에 요격미사일이 탑재된 발사대 차량 앞에 섰다.

이어 “사격케이블 연결!” “케이블 연결확인!” 등의 지시어와 함께 발사반 요원들의 양손이 쉴 새 없이 움직였다. 발사 차량 위에 설치된 노란색 경광등도 번쩍거렸다. 발사대가 가동되려면 여러 개의 스위치를 켜 장비 상태를 확인하는 데 이때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하고자 매일 이런 훈련을 반복한다고 한다.

포대 상급 부대인 여단과 대대에서 훈련 결과를 수시로 평가하고, 공군미사일방어사령부에서도 정기적으로 작전 수행 절차를 확인한다고 박 소령은 설명했다.

요격미사일 발사대는 어떠한 날씨에도 정상 작동한다. 적의 탄도미사일은 악천후를 가리지 않고 날아올 수 있어 최악의 기상 조건까지 고려해 장비를 설계 제작했기 때문이다.

공군의 북한 미사일 요격체계는 경기도 오산의 공군미사일방어사령부 ‘KAMD(한국형미사일방어) 작전센터’가 콘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KAMD 작전센터는 탄도탄작전통제소(KTMO-Cell)에서 출발해 지난해 현재의 명칭으로 개칭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KAMD 작전센터에서 비행 속도와 고도, 비행 방향, 탄착 예측지역 등을 분석한다. 지상의 그린파인 탄도탄 레이더와 해군 이지스함의 스파이(SPY)-1D 레이더, 미국 첩보위성 등의 정보를 종합해 분석치를 도출해낸다.

KAMD작전센터는 미사일이 날아가는 지역에 있는 포대의 상급부대인 여단 예하 대대 작전통제소(ICC)에 분석된 정보를 전달한다. 정보를 전달받은 ICC는 즉각 예하 포대 교전통제소(ECS)로 요격 명령을 하달한다.

물론 ICC로 정보가 전달되는 시점에서는 포대 또한 다기능 레이더(MFR)를 가동해 동시에 탄도미사일 궤적을 추적한다.

이어 ICC에서 요격 명령이 떨어지면 포대 ECS에서 요격미사일을 발사하는 체계로 시스템이 작동한다.

박 소령은 “천궁-Ⅱ는 국방과학기술이 집약된 최고의 무기체계”라며 “적의 어떠한 도발에도 즉각, 강력히, 끝까지 응징할 수 있는 태세를 확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북 북부지역의 천궁-Ⅱ 포대는 8개 발사관을 탑재한 발사대 차량 4대와 다기능 레이더, 교전통제소 등을 갖췄다. 발사대 차량 4대에 요격 미사일을 모두 채우면 32발이다.

포대는 작전중대와 기지중대로 구성되는데 사격통제반, 레이더·사통정비반, 발사반, 발사정비반은 작전중대에 속한다. 기지중대는 경비, 보급 등의 임무를 맡고 있다.

이 포대에 있는 요격미사일 발사대 차량은 평평하게 다져놓은 콘크리트 바닥 위에 위치했다. 최적의 요격 장소에 따라 포대 밖으로 차량을 기동시킬 수도 있다. 4대의 발사대 차량은 바닥과 정확히 수평을 맞춰 부목으로 단단히 고정했다. 차량의 구성품인 첨단 센서가 워낙 민감하기 때문에 고정작업이 필수적이라고 한다.

아울러 다기능 레이더는 포대 가장 높은 곳에 설치했다.

레이더 가동 상태를 보기 위해 80개의 계단을 오르는데 가팔랐다. 분당 수십회 회전하는 레이더는 듀얼 모드 방식으로 탄도미사일과 항공기 궤적을 추적한다. 특정 방향으로만 고속으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을 비롯해 낮은 고도로 저속 비행하는 순항미사일, 항공기, 무인항공기를 모두 탐지할 수 있다.

레이더 탐지 성능에 대해서는 부대나 업체 모두 기밀이라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유사 기종의 X-밴드 레이더 탐지 재원으로 미뤄 탄도탄은 80여㎞, 항공기는 150여㎞로 추정된다.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와도 수출 계약된 천궁-Ⅱ는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오일머니가 넘치는 중동 국가들은 무기를 고를 때 가격과 성능, 후속군수지원, 현장 실사 등 이것저것 깐깐하게 따져보고 매우 까다롭게 군다고 한다. 국산 탄도탄 요격체계가 중동의 하늘을 뚫은 것은 100% 명중률을 기록하는 등 우수한 성능과 가격 경쟁력 때문이다.

최근 방한한 이라크의 모하나드 카리브 모하메드 방공사령관도 이 포대를 방문해 천궁-Ⅱ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고도 40㎞ 이하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과 항공기 등을 요격하는 천궁-Ⅱ는 위력증강형 탄두를 탑재해 적 미사일에 직접 충돌해 파괴하는 방식이다. 요격미사일을 발사대 위로 10m 이상 튀어 오르게 한 뒤 로켓을 점화하는 콜드론칭 및 종말단계에서 요격미사일의 위치를 신속히 변경하는 측추력기술이 적용됐다.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의 핵심 무기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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