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경제비전 나올지 주목·대외관계서는 대화에 방점 전망 김정은이 육성으로 신년사 발표할 가능성도
올해 김정은 정권이 승계작업을 마무리하고 처음으로 발표할 ‘신년 공동사설’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북한은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이듬해인 1995년부터 매년 1월1일 당보(노동신문), 군보(조선인민군), 청년보(청년전위) 등 3개 신문에 공동사설을 게재했고 공동사설은 북한의 정책기조를 알리는 역할을 해왔다.
김 위원장이 사망한 지 2주 만에 발표된 올해 공동사설은 식량문제 등 경제난 해결을 중점 과제로 내세웠지만 새 지도자 김정은에 대한 충성과 김 위원장의 유훈을 강조하면서 전반적으로 파격적 내용은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나 내년 1월1일 공동사설에는 유훈통치의 경직된 분위기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젊은 지도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색깔이 반영된 내용이 많아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경제 분야에 관한 내용이다.
북한이 올해 이른바 ‘6·28 방침’을 통해 협동농장, 기업소 등에서 자율성을 확대하는 조치를 시범적으로 시행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새로운 경제 조치와 관련된 표현이 공동사설에 어떤 식으로든 등장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실용위성이라고 밝힌 ‘광명성 3호 2호기’의 발사 성공을 크게 부각함으로써 김 제1위원장의 ‘영도’를 강조하고 과학기술의 발전을 통한 지식경제강국, 새 세기 산업혁명 등을 내세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내년을 김정은 시대의 원년이라며 상당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며 “공동사설에서 강성국가 건설, 인민생활 향상 등 경제와 관련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북한의 내년 공동사설에서 새로운 경제 정책을 시사하는 표현이 포함될지 눈여겨봐야 한다”며 “김정은이 ‘광명성 3호’의 발사 성공에 따른 자신감을 바탕으로 새로운 경제 정책을 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북한의 대외관계와 관련해서는 올해 공동사설보다 유화적이면서 적극적 태도를 보일 가능성에 전문가들은 무게를 두고 있다.
대남관계에서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이행을 강조하면서 출범을 앞둔 박근혜 정부에 남북대화를 강조하는 한편, 오바마 정부를 향해선 대북 적대시 정책의 폐기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교수는 “북한 공동사설은 김정은의 대화 이미지를 부각할 가능성이 크다”며 “남한에는 이명박 정부 때 대립 관계를 종식하고 남북관계를 복원하자며 대화를 강조하고 오바마 미국 행정부에는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강조하면서 대북적대시 정책을 폐기하면 언제든 비핵화에 노력할 수 있다는 제스처를 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내년은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60주년이 되는 만큼 북한이 공동사설에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역설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김정일 시대에 유지되어온 공동사설의 형태가 아니라 김 제1위원장이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처럼 TV에 나와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김 주석의 통치 스타일을 많이 흉내 내는 김 제1위원장은 올해 공개연설을 5차례나 했고 ‘광명성 3호’ 발사의 선전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육성이 나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만약 김 제1위원장이 신년사를 하게 되면 김 주석의 생전 마지막 해인 1994년 이후 19년 만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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