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북·미 고위급회담 제안] “국방위 중대담화는 이례적… 김정은 의중 담긴 요구”

[北, 북·미 고위급회담 제안] “국방위 중대담화는 이례적… 김정은 의중 담긴 요구”

입력 2013-06-17 00:00
수정 2013-06-17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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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국방위는 청와대와 같은 급 백악관과 담판 짓겠다는 의도

북한이 16일 북·미 대화를 제의하면서 외무성이 아닌 국방위원회 대변인 명의의 ‘중대담화’라는 형식을 취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중대 발표가 있을 때마다 북한은 종종 ‘국방위 정책국 대변인 담화’ 등의 형식을 빌리기는 했지만, 대미(對美)메시지를 내보내거나 대화를 제의할 때는 대부분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왔다. 마찬가지로 대남 메시지를 보낼 때는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명의를 써 왔다. 상대를 불문하고 국방위가 직접 대화 제의에 나선 적은 과거 사례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국방위는 북한의 최고통치기관으로 굳이 따지자면 우리의 청와대, 미국의 백악관 격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상당히 무게 있는 제안”이라면서 “백악관과 담판을 짓겠다는 의도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우리 정부도 국방위 대변인이 사실상 우리의 청와대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나름 무게를 싣기 위해 이 같은 형식을 취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북한이 중대담화를 발표하며 ‘국방위원회는 위임에 따라 다음과 같은 중대입장을 내외에 밝힌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뜻에 의한 것이라는 의미가 될 수 있다”며 “그만큼 비중 있는 요구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6일 우리 측에 대화를 제의했을 때는 조평통 대변인 ‘특별담화’ 형식을 취하고 이번 북·미 대화 제의에는 ‘중대담화’를 택한 점도 눈길을 끈다. 한 대북 전문가는 “특별담화와 중대담화의 비중을 가르는 기준이 명확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중대’라는 말 속에 무게를 더 싣고자 하는 의도가 숨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3-06-1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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