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분석] 김정은 1인체제 ‘정치적 즉위식’

[뉴스 분석] 김정은 1인체제 ‘정치적 즉위식’

입력 2013-12-18 00:00
수정 2013-12-18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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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일 2주기 추모대회서 김정은 ‘위대한 원수’로 호칭

북한 조선중앙TV는 17일 오전 10시 55분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2주기 중앙추모대회를 생중계하며 주석단에 등장한 김정은(얼굴)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주체혁명의 영도자’이자 당과 인민의 최고영도자로 칭송했다.

72분간 진행된 이날 추모대회는 김 제1위원장의 1인 지배체제 수립을 대내외에 선포한 사실상의 ‘정치적 즉위식’이나 마찬가지였다. 사망한 지도자에 대한 추모보다는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절대 충성의 무대였다.

북한은 지난 6월 ‘노동당 10대 원칙’을 개정하면서 ‘공산주의·사회주의 위업’이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당과 혁명 명맥을 백두혈통으로 영원히 이어나간다’는 표현을 넣으며 사실상 왕조식 세습 통치를 명문화한 바 있다. 북한은 당시 배척 대상으로 ‘세도(勢道) 정치’를 내세워 이미 그때 김정은 권력 공고화를 위한 숙청이 예고됐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이날 김 제1위원장을 ‘위대한 원수’로 호칭하며 “영도의 유일 중심으로 일편단심 충직하게 받들자”고 강조했다.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은 “혁명 무력이 김 제1위원장과 생사운명을 같이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장성택 처형과 부친 2주기를 끝낸 김 제1위원장은 이제 할아버지인 김일성(집권 기간 46년) 주석과 아버지인 김 위원장(16년)에 이어 집권 3년차 최고지도자로서 ‘홀로 서기’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추모대회에서는 김정일 시대 당시 주석단 맨 앞줄을 차지했던 김격식 전 인민무력부장, 김정각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총장, 리명수 전 인민보안부장 등 군부 원로 인사들이 사라져 군부의 세대교체를 실감케 했다.

장성택 숙청 공신들은 주석단에서도 김 제1위원장의 지근거리에 포진해 위상 변화를 과시했다. 장성택의 부인이자 김 제1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 당 비서는 추모대회 등에 모두 불참했다.

김 위원장 2주기 이후 북한은 반(反)김정은 세력 잔당을 솎아 내는 ‘피의 숙청’을 이어 갈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내부 동요를 희석하기 위한 ‘외부로의 도발’ 등 대외 강경 행보로 치달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2013-12-1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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