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근의 남북통신]대북제재 ‘해방구’된 베이징-평양행 국제열차

[문경근의 남북통신]대북제재 ‘해방구’된 베이징-평양행 국제열차

입력 2016-07-05 17:17
수정 2016-07-0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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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국제철도협력기구 참석을 위해 중국을 거쳐 평양으로 들어가기 전, 베이징-평양행 국제열차 앞에서 최연혜 당시 코레일 사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2014년 국제철도협력기구 참석을 위해 중국을 거쳐 평양으로 들어가기 전, 베이징-평양행 국제열차 앞에서 최연혜 당시 코레일 사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대북제재 분위기에도 곳곳에서 ‘구멍’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평양-중국 베이징(北京) 국제열차의 북한 승무원들이 무역업자들의 밀무역을 눈감아 주고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고 합니다. 베이징에서 출발하는 평양행 국제열차가 대북제재 통제품의 유통수단으로 부각되면서 이를 활용한 북한의 외화벌이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아울러 북한과 중국을 왕래하는 국제열차가 대북제재의 ‘해방구’ 역할을 하는 셈이어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대북전문매체 데일리NK는 5일 대북소식통을 인용해 “평양에서 신의주, 중국 단동(丹東)을 거쳐 북경까지 오가는 국제열차가 최근 밀무역 유통열차로 이용되면서 승무원들의 위세가 대단하다”며 “이들은 지난 3월부터 시작된 대북제재를 돈벌이 기회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은 무역업자들이 부탁하는 상품에 대해 박스 한 개당 보통 300~600위안(미화 50~90달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물론 상품의 중요도에 따라 가격이 올라가고, 어떤 경우엔 몇백 달러를 요구할 때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역설적이게도 북한 국제열차 승무원들에게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국면이 오히려 장사 ‘대목’입니다. 대북제재로 통제 품목이 늘어나자 무역 업자들은 거금의 뇌물을 줘서라도 물건을 북한으로 들여오기 위해 바빠지고, 승무원들은 가만히 앉아서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그동안 국제열차는 중국에서 북한으로 들어가는 대표적 여객, 운송수단이었기에 말단 승무원이라도 목돈을 벌수 있어서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승무원에 취직하기 위해서는 중국어 회화도 물론 중요한 고려사항이지만, 당락만 따지면 ‘뇌물과 빽’이 결정한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취직만하면 뇌물의 몇배를 회수할 수 있어서 모두가 탐을 내는 자리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한 대북소식통은 “달러는 물론 코냑과 같은 고가의 술 등 통제 상품을 지속적으로 들여오면서 중개 비용을 받고 있는 열차 승무원들의 주머니는 두둑해진다”면서 “이들은 불황기가 없다”고 전했다. 베이징-평양행 국제열차 내에서 힘의 서열을 따지자면 열차를 담당 하는 보위부 요원→보안원→승무원 순으로 내려갑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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