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잡이 선원들 “우리도 생계대책 세워줘야”

꽃게잡이 선원들 “우리도 생계대책 세워줘야”

입력 2010-12-04 00:00
수정 2010-12-04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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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업을 하지 못해 당장 수중에 돈은 없는데,주민이 아니라 하소연할 곳은 없고 답답할 뿐입니다”

 4일 연평도 피난민이 묵고 있는 인천 중구 찜질방 ‘인스파월드’에서 만난 꽃게잡이 선원 김광섭(36)씨는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김씨는 연평도 포격 당일 섬에서 빠져 나와 피난 주민들과 함께 찜질방에서 12일째 머물고 있다.

 보통 때라면 꽃게잡이가 끝난 12월 초 김씨는 들뜬 마음으로 몇달만에 집에 돌아갈 채비를 해야 하지만,지금 김씨의 처지는 그렇지 못하다.

 집이 대구인 김씨는 4월~6월 말,9월~11월 말 등 일년에 두차례 조업기간에는 연평도에 있는 선원 숙소에서 생활한다.조업 준비기간까지 더하면 1년 중 10달은 연평도에 사는 셈이다.

 조업기간에는 선주로부터 한달 100만원의 생활비를 받고,조업기간이 끝나면 꽃게 수익금을 정산해 배분받는다.

 하지만 이번 포격사태로 막바지 조업활동이 중단되면서 김씨는 조업 정산금은 물론,11월 말에 받게 돼 있는 한달 생활비도 받지 못했다.

 당장 찜질방을 벗어나면 생활이 어려운 상황이지만,옹진군이 피난민들에게 2차례에 걸쳐 지급한 위로금(1인당 100만원)은 받지 못했다.

 연평도에 주민등록을 둔 거주자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김씨는 “1년 중 두달 뺀 대부분을 연평도에서 생활하는데 주민이나 다름없지 않느냐.연평도 포격으로 피해를 입은 건 선원들도 마찬가지”라며 선원들도 위로금 지급 대상에 포함할 것을 주장했다.

 전라도 광주에 가족이 있지만,조업기간에는 연평도에서 사는 선원 문영기(41)씨도 현재 찜질방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문씨는 “인천에 다른 연고가 없는데다 수중에 돈도 없어 찜질방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몇달만에 집에 내려가는데 빈손으로 갈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고 말했다.

 연평도에서 조업활동을 하는 선원은 400여명,이중 70~80%는 연평도에 주민등록이 없는 것으로 어업 종사자들은 추산하고 있다.

 인천에 연고가 있는 사람 등을 제외하면 현재 인스파월드에는 김씨,문씨와 비슷한 처지의 선원 40여명이 머무르고 있다고.

 옹진군 관계자는 이와 관련,”예산이 한정돼 있어 우선적으로 주민들에게 지급한 것”이라며 “선원들에 대해서도 위로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연평도 꽃게잡이 어선 선주 30여명은 조업활동 중단으로 인한 손실액(자체 추산 18억5천800만원)을 보상받기 위해 정부,인천시와 협의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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