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설문조사요?” 초등생들 뿔났다

“또 설문조사요?” 초등생들 뿔났다

입력 2012-05-29 00:00
수정 2012-05-29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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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청 수차례 실시

서울의 한 초등학교 4학년생 아들을 둔 주부 하모(33)씨는 최근 들어 아들의 알림장 보기가 겁난다. 이번 학기 시작 전부터 계속 이어지는 설문조사 때문이다. ‘설문조사 안내’라도 적힌 날이면 한숨부터 나온다. 하씨는 “겨울방학부터 지금까지 학교에서 요구한 설문조사에 참여한 게 네댓 차례나 된다.”면서 “매번 설문에 답하지만 얼마나 반영되는지도 모르겠고, 아이들은 관심도 없는데 학교와 교육청만 법석”이라며 답답해했다.

한 학기에 수차례씩 이어지는 설문조사에 학생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2월 겨울방학 중에 실시된 학교폭력 실태 조사 이후 지금까지 학교에 따라 4~5회의 설문조사가 이어졌다. 수백 개가 넘는 문항에 답해야 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은 “설문조사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3월 말부터 초등 4~6학년, 중학 1~3학년을 대상으로 수백 가지 항목의 ‘꿀맛학습 클리닉 온라인 진단검사’를 실시한 데 이어 이달 초에는 전국 초·중·고교생과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국민안전의식지수 측정’ 설문조사가 뒤따랐다. 특히 꿀맛학습 진단검사는 항목당 100여 문항씩 6개 항목, 600여 문항에 답해야 하는 방대한 설문이다. 여기에 답하려면 보통 3~4시간이나 걸려 처음부터 응답을 포기하거나 도중에 그만두고 있다.

설문 항목이 지나치게 어렵거나 문장이 긴 것도 문제다. 이 경우 학생들이 응답을 포기하거나 학부모가 대신 해 줘야 해 신뢰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고유경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상담실장은 “학생 대상 설문조사나 진단은 무엇보다 학생 눈높이에 맞는 간결하고 정확한 질문 문항이 중요한데 대부분 주제에 짜맞춘 형식적인 질문이다.”라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2012-05-2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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