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들 돕다 저도 암 고쳤어요”

“암 환자들 돕다 저도 암 고쳤어요”

입력 2012-11-13 00:00
수정 2012-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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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크업’ 자원봉사 박종순씨

“이렇게 예뻐져서 남자들이 따라다니면 어떻게 해요.”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여성종합병원 지하 1층 회의실. 화장품 업체 아모레퍼시픽에서 진행하는 여성 암 환자 외모 가꾸기 프로그램인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에 참여한 자원봉사자 박종순(49)씨의 표정에서는 진지함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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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 카운셀러 박종순(오른쪽)씨가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여성종합병원에서 열린 ‘아모레퍼시픽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 행사에서 웃으며 암 환자의 메이크업을 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제공
아모레 카운셀러 박종순(오른쪽)씨가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여성종합병원에서 열린 ‘아모레퍼시픽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 행사에서 웃으며 암 환자의 메이크업을 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제공
박씨는 노련한 손놀림으로 오랜 유방암 투병에 지친 40대 여성 환자의 얼굴을 화사하게 변신시켰다. “용띠면 나랑 동갑이네. 친구야, 친구.”, “저도 암 환자였어요.” 그녀는 자신의 병력을 스스럼없이 드러내며 시종일관 분위기를 밝게 이끌었다. 방문판매 사원인 아모레 카운셀러로 활동했던 박씨에게 이 자원봉사는 특별하다.

박씨의 어머니는 30여년 전 암으로 세상을 등졌다. 박씨 또한 2010년 신장암 진단을 받았다. “‘암이란 곧 죽음’이라고만 생각해 제게 찾아왔을 때 무척 힘들었죠.” 다행히 박씨의 암은 조기에 발견돼 수술은 잘 됐지만 두려움은 떨치기 힘들었다. 마음의 변화는 암 환자를 돕는 자원봉사를 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처음에 우울해하고 소극적인 암 환자가 메이크업을 받고 적극적이고 자신감 있게 변하는 모습에서 박씨 또한 위로를 받고 자신감을 되찾게 됐다. 그녀에게 여성 암 환자들과의 교류는 귀한 경험이 됐다. “암 환자를 돕다 보니 제 암도 극복할 수 있었죠.”

2008년부터 5년간 이어져 온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는 지금까지 7500여명의 여성 암 환자들과 1900여명의 아모레 카운셀러들이 참여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2012-11-13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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