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봉사하는 세명의 새터민 “남한에서 받은 도움 갚고파”

설 연휴 봉사하는 세명의 새터민 “남한에서 받은 도움 갚고파”

입력 2013-02-12 00:00
수정 2013-02-12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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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에서 도움만 받았는데…이제는 갚아야죠.”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1일 낯선 얼굴 4명이 서울 마포구의 장애인 자활센터 ‘맑음터’를 찾았다. 정성껏 만두를 빚고 있는 이들은 새터민 림일(46), 김영학(가명·37), 나수경(가명·38·여)씨와 이들을 지원하는 마포경찰서 신현익(59) 경위. 림씨 등은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명절 상차림을 돕고 쌀과 피자 등 선물도 한아름 안겼다.

림씨는 “명절 때마다 가족 생각이 나 힘들었는데 아이들과 함께 보내니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1997년 한국 땅을 밟은 림씨는 ‘소설 김정일’ 등을 쓴 작가로 이름이 꽤 알려져 있다. 넉넉하진 않아도 신문기고 원고료 등이 있어 그럭저럭 생활할 수준은 된다고 한다. 림씨는 “남한에 와 3, 4년은 임진각에서 합동제사도 드리고 했는데 부모님과 고향(평양) 생각에 눈물만 나서 더 이상은 못 가겠더라”고 했다. 김씨와 나씨도 남한 생활이 쉽지 않다. 김씨는 여덟 살된 딸이 심각한 안면 비대칭 증세를 보여 걱정이 크다. 나씨는 신장 기능이 떨어져 약 없이는 하루도 지내기 어렵다. 두 사람은 이름을 드러내고 사람 만나기를 꺼릴 만큼 신분이 불안정하다.

림씨 등 새터민 3명은 “팍팍한 살림살이지만 정착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로부터 얻은 도움을 조금이라도 갚고 싶다”고 말했다. 림씨는 “북한에는 봉사활동이라는 말이 없어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같은 소외계층인 다문화가정 등을 상대로 봉사하면서 이제 많이 익숙해졌다”며 웃었다. 이날 봉사활동을 이끈 신 경위는 “새터민 중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싶어 하는 이들이 많다”면서 “봉사활동을 통해 주민들과 어울릴 수 있는 자리를 자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2013-02-1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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