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 칼로 찌른 동거녀 감싼 호소에 법원도 선처

자신 칼로 찌른 동거녀 감싼 호소에 법원도 선처

입력 2013-02-24 00:00
수정 2013-02-2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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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칼로 찔러 목숨까지 위태롭게 한 동거녀와 결혼해 행복하게 살겠다는 남성의 호소를 법원이 받아들여 해당 여성에게 실형 대신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박모(35·여)씨는 지난해 8월15일 오전 5시께 동거남 이모(42)씨와 함께 살던 원룸에서 이씨와 말다툼을 하다가 과도로 이씨의 오른쪽 등을 힘껏 찔렀다.

상처 깊이가 6㎝나 됐다. 등을 관통해 폐를 둘러싼 흉막을 찌를 정도였다.

칼날이 조금만 더 깊숙이 들어갔다면 폐를 찔러 폐기흉으로 사망할 수도 있는 큰 상처였다.

검찰은 “당시 술에 취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항변에도 박씨가 말다툼을 벌이다가 동거남을 죽일 마음을 먹고 칼로 찔렀다며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그러나 동거남 이씨는 수사·재판과정 내내 자신이 실수해 칼에 찔렸다고 진술했다.

말다툼 도중 칼을 들고 앉아 있던 박씨를 향해 실수로 넘어지는 바람에 다쳤다는 것이다.

사건 당시 119구급대원이 출동했을 때도 그는 “실수로 넘어져 칼에 찔렸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나 창원지법 제4형사부(권순호 부장판사)는 신고 당시 정황, 각종 증거, 관련자 진술을 종합해 볼 때 이씨가 자신을 찌른 동거녀를 감싸줘 형사책임을 벗어나게 하려고 사실과 다르게 허위진술을 했다고 판단했다.

박씨가 말다툼 도중에 격앙돼 불안정한 심리상태에서 이씨를 찌른 것으로 보이는데다 동거남 이씨의 진술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상처가 깊고 매우 위중했다는 의사 소견을 토대로 고의성이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그럼에도 이씨가 처벌을 전혀 원하지 않았고 “박씨와 곧 결혼해 행복하게 살겠다”고 거듭 호소한 점 등을 고려해 살인미수 사건의 권고 형량인 징역 1년~징역 6년 8월보다 가벼운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고 박씨를 풀어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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