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재판 때문에” 1억 기부 근로자의 사과문

“아들 재판 때문에” 1억 기부 근로자의 사과문

입력 2013-03-20 00:00
수정 2013-03-20 00:1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신문광고 통해 돈 출처 밝혀…아들 이름으로 선처성 기부

연합뉴스
연합뉴스
대기업 생산직 근로자가 수십년간 월급을 모아 기부한 것으로 알려진 1억원이 재판을 앞둔 아들의 정상 참작을 위해 기부한 돈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울산적십자사(5000만원)와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5000만원)에 1억원을 기부해 언론에 보도된 현대중공업 생산직 박우현씨는 19일 울산 지역의 한 조간신문 광고란에 ‘사과문’을 실었다.

박씨는 사과문에서 “최근 1억원을 기부한 것은 맞지만, 이 돈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박기연(아들)씨의 돈”이라고 밝혔다. 박씨는 “박기연씨가 직장 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합당하지 못한 수입이 생겨 그 처리를 고심하던 중에 사회 환원을 결심했고 자신(박씨)을 대리인으로 세워 기부하게 됐다”고 표현했다. 박씨는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고 끝맺었다.

이번 사태는 울산 모기업체에 다니다 위법 행위로 재판을 앞둔 박씨의 아들 때문에 발생했다. 박씨는 ‘재판을 앞두고 기부를 하면 정상 참작을 받을 수 있다’는 변호사 의견을 받아들여 자신의 이름으로 1억원을 기부했고, 이후 아들의 이름으로 기부해야 선처를 받을 수 있다는 의견에 따라 다시 돈의 출처를 밝히는 사과문을 게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기부한 1억원은 울산적십자사와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이미 집행됐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박씨의 기부와 봉사활동은 모두 사실이고, 다만 아들의 선처를 위해 기부한 사실을 숨긴 것으로 드러나 안타깝다”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2013-03-20 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1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