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용접 전 퍼지(치환) 작업 소홀”

17명의 사상자를 낸 대림산업 여수공장 폭발사고의 원인은 폴리에틸렌 분말에서 발생한 가스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남 여수경찰서는 3일 폴리에틸렌 원료 저장조(사일로) 안에 있는 가연성 가스에 불이 붙어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결과 6개 사일로 가운데 사고 사일로인 A, B, D 내부에 폴리에틸렌 분말이 다량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맨홀 설치를 위한 절단작업 과정에서 달궈진 조각이 분말에 닿으면서 부텐 등 가연성 가스가 발생했고 용접 불씨가 이 가스에 옮겨 붙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사일로 D 안에서 발생한 폭발로 생긴 불이 주변 천막 등에 옮겨 붙으면서 인접한 사일로 B 안에 있던 가스도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부텐, 펜텐 등은 유기화합물로 끓는점이 낮아 쉽게 연소 또는 폭발한다.

경찰은 위험물을 다루면서도 용접 전 퍼지(치환)작업이 소홀했던 것으로 판단하고 대림산업, 하도급 업체인 유한기술 등 관계자를 불러 책임 소재를 가릴 방침이다.

경찰은 그동안 확보한 진술과 대림산업 본사 등 4곳에서 압수·분석한 자료를 종합해 입건 대상자도 선정하기로 했다.

지난달 14일 오후 8시 50분께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 대림산업 고밀도 폴리에틸렌 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나 6명이 숨지고 11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