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라니 로드킬 막으려다 달려온 차에 치인 경찰관 가로등만 있었더라면…

고라니 로드킬 막으려다 달려온 차에 치인 경찰관 가로등만 있었더라면…

입력 2013-04-29 00:00
수정 2013-04-29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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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파출소 윤태균 경위 순직…가해자 과속·음주운전도 안해

이성한 경찰청장이 28일 경기 여주군 여주읍 학소원에 차려진 고라니를 옮기다 순직한 윤태균 경위의 빈소를 찾아 분향하고 있다. 경기경찰청 제공
이성한 경찰청장이 28일 경기 여주군 여주읍 학소원에 차려진 고라니를 옮기다 순직한 윤태균 경위의 빈소를 찾아 분향하고 있다.
경기경찰청 제공
다친 고라니가 도로에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뒤에서 달려오던 차량에 치여 순직했다. 이 경찰관은 요양병원에 입원한 홀어머니를 돌보려고 어머니가 있는 지역 파출소 근무를 자원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28일 경기 여주경찰서에 따르면 산북파출소 소속 윤태균(52) 경위는 지난 26일 오후 9시 40분쯤 “고라니가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여주군 산북면의 98번 국도로 출동했다.

윤 경위는 신고자와 만나 다친 고라니를 길가로 옮기고 도로 한쪽에 서서 동료를 기다리던 중 뒤에서 달려오던 차량에 치여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당시 가해 차량 운전자 박모(52)씨는 시속 60㎞가량으로 운전, 규정 속도 위반이 아니었으며 음주 운전도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경찰은 사고가 난 시간대의 국도 인근에 가로등이 없어 어두웠던 게 사고의 주원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윤 경위는 1남 1녀를 두고 있으며 천식 등을 앓아 인근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는 홀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1년여 전 산북파출소 근무를 자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동료 경찰관은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본거지인) 인천에서 여주까지 넘어와 일할 만큼 효심이 지극했던 경찰이었다”며 애통해했다. 한편 윤 경위는 경감으로 한 계급 추서됐으며, 빈소는 여주읍 오학리의 학소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영결식은 29일 오전 10시 여주경찰서 주차장에서 엄수되며 안장식은 오후 3시 대전 국립현충원에서 거행된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2013-04-2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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