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투신시도男 자살 막은 장한 고교생

한강 투신시도男 자살 막은 장한 고교생

입력 2013-05-15 00:00
수정 2013-05-1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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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간서 남성 허리 잡고 버텨…母 “봉사하는 아이로 컸으면”

고교생이 한밤중에 한강 다리 위에서 뛰어내리려던 40대 남성을 온 몸으로 막아 자살하지 못하도록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15일 마포경찰서 용강지구대에 따르면 서울 중동고 1학년에 재학 중인 고교 축구선수 김지원(16)군은 지난 2일 밤 12시30분께 부상 회복 재활훈련을 하려고 자전거를 타고 집을 나섰다.

마포대교 남단을 지날 즈음 김군은 다리 난간에 몸을 기댄 채 점점 다리 바깥쪽으로 몸을 꺾는 40대 남성을 발견했다.

김군은 순간 자살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판단하고 “아저씨, 왜 이러세요”라고 소리치며 한걸음에 내달려 남성의 허리를 꽉 껴안았다.

술에 취한 이 남성은 김군에게 “네가 나보다 힘이 세? 안 놔? 나 여기서 떨어질 거야”라고 소리치며 강하게 저항했다.

김군은 “집에 있는 가족을 생각하세요”라며 남성을 설득했지만, 키 180cm대의 건장한 체격을 혼자 감당하기는 쉽지 않았다.

허리를 꼭 잡고 버티는 과정에서 김군의 주머니에 있던 휴대전화는 날아가 액정이 깨졌고 오른쪽 팔에는 피멍이 들었다.

김군은 마침 옆을 지나는 한 남성에게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요청했고 경찰을 기다리는 동안 끊임없이 남성에게 말을 걸며 대화를 유도했다.

상황은 신고 후 10여분 뒤 용강지구대 경찰관이 도착한 뒤에야 정리됐다.

자살을 시도한 남성은 지구대에서 “혼자 사는데 경제적으로도 힘들고 무엇보다 누구와 말을 하고 싶었는데 상대가 없어 외로웠다.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자살을 결심해 후회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군의 어머니 이현영 씨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했는데 아들의 선행이 알려져 무안하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아들이 남을 위해 진심으로 봉사할 수 있는 아이로 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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