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준 前차관 혐의 부인…브로커와 대질신문 검토

박영준 前차관 혐의 부인…브로커와 대질신문 검토

입력 2013-08-28 00:00
수정 2013-08-2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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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금품수수 정황증거 확보…28일 재소환할 듯

원전 업체 로비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 등)로 27일 검찰에 소환된 박영준(53)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에 따라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 수사단은 28일 오후 박 전 차관을 재소환해 측근이자 여당 고위 당직자 출신 브로커인 이윤영(51·구속)씨와 대질신문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이씨가 2009년 2월을 전후해 한국정수공업의 원전 수처리 설비 계약 유지 등을 위한 청탁과 함께 6천여만원을 박 전 차관에게 건넸다고 진술했고, 관련 정황증거도 상당히 확보됐기 때문이다.

검찰은 또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의 수처리 설비 수주를 위해 박 전 차관을 상대로 로비해야 한다면서 한국정수공업 대표로부터 13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른바 ‘영포라인’ 출신 브로커 오희택(55)씨와의 대질신문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씨가 박 전 차관에게 건넸다는 돈이 오씨가 이씨에게 전달한 3억원 가운데 일부라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한국정수공업이 2010년 8월 한국정책금융공사가 주관한 신성장 동력 육성 펀드에서 642억원을 지원받는 데 박 전 차관이 개입했는지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1시 30분께 부산지검 동부지청에 35인승 호송버스를 타고 도착한 박 전 차관은 청사로 들어서기 직전 ‘수뢰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문 채 좌우로 고개를 2차례나 강하게 흔들며 부인했다.

검은색 금속 테두리가 있는 안경을 낀 박 전 차관은 옅은 푸른색 수의 차림에다 흰색 운동화를 신었고 백발에 가까웠다.

수갑을 찬 양손에는 수건이 감겨 있었다.

그러나 취재진 40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연방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데도 박 전 차관은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시종 고개를 빳빳이 들어 당당함을 유지했다.

박 전 차관은 유력 인사가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을 때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검찰 간부와의 티타임 없이 곧바로 건물 3층 나의엽 검사실로 이동, 변호사의 도움을 받으며 자정을 넘겨 무려 10시간 40분가량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28일 0시 10분께 동부지청을 나선 박 전 차관은 들어갈 때와는 달리 상당히 지친 표정이었고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경북 칠곡 출신인 박 전 차관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연고지인 경북 영일, 포항지역 출신인 ‘영포라인’에 가까운데다가 11년간 이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77) 전 국회부의장의 보좌관으로 일해 전 정부에서 실세로 불렸다.

그러나 민간인 불법사찰을 지시한 혐의 등으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다가 이번 사건에 연루되는 바람에 지난 26일 부산교도소로 이감돼 독방에 배치됐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박 전 차관이 금품수수는 물론 청탁을 받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면서 “이번 주에 1∼2차례 더 소환해 조사하고 필요하면 대질신문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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