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희 “김용판 전 청장, 화내며 압수수색 막았다”

권은희 “김용판 전 청장, 화내며 압수수색 막았다”

입력 2013-08-30 00:00
수정 2013-08-30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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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수사를 은폐, 축소하도록 지시하고 수사 방해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왼쪽)과 증인으로 출석한 권은희 당시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30일 오후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 공판 중 점심식사를 위해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수사를 은폐, 축소하도록 지시하고 수사 방해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왼쪽)과 증인으로 출석한 권은희 당시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30일 오후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 공판 중 점심식사를 위해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용판(55) 전 서울경찰청장이 지난해 국가정보원의 댓글 작업과 관련한 압수수색에 대해 화를 내며 영장 신청을 막았다고 권은희 당시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진술했다.

권은희 과장은 30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범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용판 전 청장의 두 번째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권 과장은 국정원 직원의 오피스텔 안팎에서 대치상황이 이어지던 지난해 12월 12일 오후 3시쯤 수서서 지능팀 사무실에서 김용판 전 청장의 전화를 받았다.

당시 수사팀은 국정원 직원의 주거지와 차량에 대한 압수수색, 카카오톡 계정과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계정 확보를 위한 서버 압수수색 영장을 준비 중이었다.

김용판 전 청장은 권은희 과장에게 전화를 걸어 내사사건이라는 점, 검찰이 기각할 가능성이 있는 점을 들어 영장 신청을 막았다.

권은희 과장은 “결과를 떠나 수사팀이 필요하면 영장을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두 가지 근거 모두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권은희 과장은 “경찰에 입문해 7년 동안 수사과장으로 일했지만 구체적 사건의 압수수색 영장과 관련해 지방청장에게 직접 지시를 받은 것은 처음이었다”고도 했다.

김용판 전 청장은 당일 오전까지만 해도 이광석 당시 수서경찰서장의 설득으로 ‘수사팀 방침대로 하라’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오후 들어 태도를 바꿔 영장 신청을 강하게 만류했다.

이광석 당시 수서경찰서장은 김용판 전 청장과의 전화 통화를 보고하는 권 과장에게 “오후에는 누구에게 무슨 말을 들었는지 설득이 안 된다. 막 화를 낸다”고 서울청의 분위기를 전했다.

권은희 과장은 김용판 전 청장의 입장 번복에 대해 “그럴 만한 사정에 대해 전해 들은 게 없다”고 말했다.

수사팀은 영장을 신청하려고 서울중앙지검으로 출발했다가 김병찬 당시 서울청 수사2계장의 전화를 받고 돌아가기도 했다.

권은희 과장은 당시 ‘격려전화’를 했다는 김용판 전 청장의 주장에 대해 “아침 화상회의에서 서울청장이 격려를 했다는 말을 들었지만 영장 준비 때문에 회의에 참석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디와 닉네임만 확보하면 바로 범죄사실을 찾아낼 수 있었다. 경찰관이 아니라도 인터넷을 어느 정도 사용해본 사람이면 알 것”이라며 당시 압수수색이 급선무였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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