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영아 엎어 재워 숨지게 한 어린이집 배상 판결

7개월 영아 엎어 재워 숨지게 한 어린이집 배상 판결

입력 2013-10-13 00:00
수정 2013-10-1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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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옆에서 돌봤거나 얼굴이 이불로 덮여있지만 않았어도...”

감기에 걸린 생후 7개월 아이를 얼굴까지 이불로 감싼 채 엎어 재워 숨지게 한 어린이집 원장이 민사상 억대의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됐다.

서울고법 민사21부(조인호 부장판사)는 어린이집에서 잠을 자다 숨진 A군의 유족이 원장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B씨가 유족에게 1억2천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13일 밝혔다.

A군은 생후 7개월이던 지난 2010년 12월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한 어린이집에서 엎드려 자던 중 호흡곤란을 일으켜 숨졌다.

A군의 부모는 감기에 걸린 A군을 어린이집에 맡기면서 오전과 오후에 우유를 먹이고 약도 먹여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어린이집에서는 A군이 우유를 잘 먹지 못하자 오전에는 약만 먹였고, 오후에는 약도 먹이지 않았다.

또 잠에서 깬 A군이 울자 얼굴까지 이불로 싼 상태에서 엎어 재우고는 2시간 동안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영아를 엎어 재우면 영아 급사증후군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큰데도 얼굴까지 이불로 싼 상태로 2시간이나 내버려뒀고, 오후에 감기약을 먹여달라는 부모의 부탁도 간과했다”며 “어린이집에서 A군을 제대로 돌보지 않아 숨지게 한 점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A군을 재운 뒤 바로 옆에서 계속 돌봤거나 얼굴이 이불로 덮여 있지만 않았더라도 사망을 막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A군이 당시 감기에 걸려 체력이 저하된 상태였고, 의학적으로 사인이 분명하게 밝혀진 것은 아닌 점 등을 고려해 배상책임은 50%로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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