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수정 대주교 “침묵대신 답을달라” 신자 요구에 침묵

염수정 대주교 “침묵대신 답을달라” 신자 요구에 침묵

입력 2013-11-26 00:00
수정 2013-11-26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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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사제의 직접적인 정치·사회 참여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염수정 대주교(서울대교구장)가 국정원 선거개입에 대한 대답을 달라는 신자의 요구에 침묵을 지켰다.

염수정 대주교는 26일 광주가톨릭대학교 평생교육원 대건문화관에서 열린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여성소위원회 2013년 정기세미나에 축사를 하기 위해 참석했다.

염 대주교는 이 자리에서 신자 김모(65·여)씨로부터 국정원의 선거개입 사태 등 현 상황에 대한 교회의 입장을 밝혀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김씨는 “국정원의 선거개입이 명백한 상황에서 교회가 ‘옳다’, ‘그르다’는 입장을 밝히지 않고 침묵하고 있다”며 “오늘과 내일의 우리를 위해 교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대답해 달라”고 대주교와 광주 대교구 보좌 주교에게 요구했다.

이에 옥현진 주교(광주 대교구 보좌주교)는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날지만 우리 교구는 어느 지역에는 좌측 날개가 많은 것 같고, 어떤 지역에는 우측 날개가 많은 게 현실”이다며 “이 역시 교회공동체가 함께 풀어가야 할 일이다”고 답했다.

또 “이 모든 게 교구만의 몫은 아니다”며 “사제들이 내년 교구 방향을 논의하며 여러 의견을 전달받아 사목 방향의 틀과 실천상황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신자의 요구와 달리 대주교는 이에 대한 별다른 답을 하지 않고 짤막한 기도를 올린 뒤 자리를 떠났다.

자리를 떠나면서도 최근 정의구현사제단 시국미사에 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사전에 인터뷰 요청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염 대주교는 지난 24일 사제의 역할에 관해서 “복음전파와 인간의 성화의 사명을 지닌다”며 정치적, 사회적 문제에 직접 개입해선 안 된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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