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어머니도 천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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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08 00:00
수정 2014-05-08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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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승무원 故박지영씨 母 “더 어려운 가족 도우라” 성금 사양

세월호 승무원 박지영씨
세월호 승무원 박지영씨
세월호 침몰 당시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이 앞다퉈 탈출한 가운데 끝까지 다른 승객들을 구하느라 목숨을 잃은 승무원 박지영(22)씨의 어머니가 또래 대학생들이 전달한 성금을 “나보다 더 어려운 가족을 도와달라”며 양보한 것으로 7일 밝혀졌다.

서울대 미대 동아리 ‘미크모’(미대 크리스천 모임)와 음대 학생들은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을 돕기 위해 지난달 말부터 모금 활동을 벌였다. 이들은 성금을 누구에게 전달할까 논의하다 학생들을 구하고 숨진 박씨에게 건네기로 결정했다. 미크모가 박씨의 어머니에게 연락했지만, 그는 성금을 간곡히 사양하며 “정 뜻이 그렇다면 우리 아이의 이름으로 다른 희생자에게 전달해 달라”고 부탁했다.

미크모는 세월호 사고로 가족을 모두 잃은 7살 조모군에게 성금을 대신 전달하기로 하고 지난달 30일부터 교내 ‘희망편지’ 게시판에서 메시지를 접수했다. 이틀 동안 모은 돈은 200만원쯤. 이들은 어린이날인 5일 조군이 입원해 있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을 찾아 성금과 편지를 전달했다. 모금 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은 희망편지에서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누군가가 너를 소중히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 달라”는 격려 메시지를 전했다.

세월호 승무원으로 일해 온 박씨는 지난달 16일 침몰하는 배 안에서 승객들을 끝까지 대피시키고 단원고 학생에게 구명조끼를 양보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박씨는 홀어머니와 여동생의 생계를 돕기 위해 2012년 대학을 휴학하고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에 입사해 돈을 벌어 온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4-05-08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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