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찾아온 불청객 AI”…음성·진천 걱정 ‘태산’

“1년만에 찾아온 불청객 AI”…음성·진천 걱정 ‘태산’

입력 2015-02-23 11:24
수정 2015-02-2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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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에 우리 지역을 초토화시켰던 AI(조류인플루엔자)의 악몽이 되풀이되는 것 같습니다. 오리를 다시 키운 지 10개월도 채 되지 않아 다시 땅에 묻어야 하는 건 아닌지…”

충북 음성군 맹동면의 A씨는 거의 뜬 눈으로 밤을 보내고 23일 새벽부터 오리 축사를 둘러봤다.

다행히 이상 증상이 없어 한시름 덜었지만, 전혀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A씨의 농장은 지난 22일 AI가 발생한 농가의 반경 10㎞에 있어 예찰지역에 포함돼 있다.

A씨는 “작년 2월에도 몇㎞ 떨어진 곳에서 AI가 발생하더니 삽시간에 바이러스가 퍼져 키우던 오리를 모두 살처분했다”며 “지난해 5월 겨우 재입식을 시작했는데, 또 자식처럼 키운 오리를 살처분한다면 다시 일어날 기려이 없을 것 같다”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AI가 발생한 맹동면 용천2리는 팽팽한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음성군은 이날 오전부터 중장비와 인력 50여명을 이 마을에 투입해 AI 발생농가 반경 500m의 오염지역 농가 10곳의 가금류 25만 마리를 살처분할 계획이다.

이번에 AI가 발생한 농가는 물론이고 이날 살처분하는 농가 대부분이 지난해에도 AI로 키우던 닭·오리를 살처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맹동면으로 통하는 주요 길목 5곳에 이동방역초소를 설치했다.

음성과 진천의 축산농민들에게 AI는 공포다.

지난해 초 AI가 이 지역을 휩쓸면서 가금류 173만여 마리를 살처분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진천과 음성에서는 지난해 1월 말 AI가 발생해 3월 초까지 기승을 부렸다. 4월 말을 지나서야 재입식을 시작했다.

이번 AI가 작년과 비슷한 상황을 연출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 것도 맹동면을 중심으로 한 음성군과 진천군에 가금류 농가들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음성군만 보더라도 AI 발생농가 반경 3㎞ 보호지역에 49개 농가가 57만 마리의 가금류를 사육하고, 예찰지역에는 27농가 63만 마리가 있다.

이날 살처분을 마친 뒤에도 음성군 내 120여만 마리의 오리·닭이 AI의 잠재적 위험대상에 있다는 의미다.

진천군의 상황도 비슷하다.

AI가 발생한 맹동면과 인접해 있어 백곡·문백면을 제외한 진천군 내 모든 읍·면이 보호지역에 포함돼 있다.

진천군 내 보호지역에도 65개 농가에 122만여 마리의 닭과 오리가 사육되고 있다.

특히 진천군은 지난해 12월 3일부터 12곳에서 구제역까지 발생했기 때문에 축산농민들이 체감하는 걱정은 더 큰 상황이다.

진천군 관계자는 “축산농민들은 물론이고 공무원들도 두 달 넘게 구제역 방역으로 거의 파김치가 됐다”며 “AI까지 발생하는 상황은 생각하기조차 싫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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