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식당일, 여름휴가… 자활 증거 아닌가요

출퇴근, 식당일, 여름휴가… 자활 증거 아닌가요

입력 2015-07-16 23:46
수정 2015-07-17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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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서울병원 ‘낮병동’ 정신장애인들 직업훈련·치료 병행하며 사회 복귀 준비

“색안경을 끼고 쳐다봤던 사람들에게 홀로 설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16일 생애 첫 제주도행 비행기에 탑승한 정신장애인 A(45)씨는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A씨는 20대에 대학을 다니면서 겪은 따돌림으로 망상과 환청에 시달려 왔다. 군을 다녀온 뒤에는 상태가 더 심각해져 온전한 사회 활동을 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그는 국립서울병원 폐쇄병동에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다 최근 ‘낮병동’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사회 복귀도 꿈꾸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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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서울병원 사회적응 프로그램 ‘낮병동’에 참여 중인 정신장애인들이 2박 3일 여름 휴가를 떠난 16일 제주시 제주국제공항 앞에 모여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립서울병원 제공
국립서울병원 사회적응 프로그램 ‘낮병동’에 참여 중인 정신장애인들이 2박 3일 여름 휴가를 떠난 16일 제주시 제주국제공항 앞에 모여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립서울병원 제공
‘낮병동’은 국립서울병원이 운영하고 있는 사회적응 프로그램이다. 마치 회사에 출퇴근하는 것처럼 자택과 병원을 오가며 치료와 함께 직업훈련을 하며 사회 적응을 돕는 과정이다. A씨는 병원 구내식당에서 일하다 최근에는 외부 식당으로 옮겨 일할 정도로 새로운 삶에 성큼 다가섰다. 그런 A씨에게도 여행은 꿈 같은 이야기였다.

국립서울병원은 이날부터 2박 3일간 A씨 등 정신장애인 20명과 함께하는 특별한 여름휴가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주제는 ‘나를 찾아 떠나는 제주 여행’. 국립서울병원도 그동안 정신장애들과 함께 영화관이나 박물관을 방문하는 프로그램은 해 왔지만 2박3일 여행은 처음으로 시도하는 프로그램이다. 항공기 탑승권을 예매하는 것부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체험, 공공질서 익히기 등 정신장애인들의 사회 적응에 필요한 지식들을 여행을 통해 학습하도록 하는 게 목표다.

윤석란 국립서울병원 수간호사는 “정신장애인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채 배척하는 사회적 편견을 없애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2015-07-17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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