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명품매장서 10분만에 범행후 수시간만에 처분
서울과 부산의 유명 백화점 명품 매장에서 총액 4억원이 넘는 다이아몬드 반지를 속칭 ‘네다바이’ 수법으로 훔친 70대 남자가 도주 끝에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달 21일 오후 3시께 서울 영등포구 백화점 한 명품 매장에서 시가 1억 9천만원 가량의 다이아몬드 반지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전날에도 오후 1시 10분께 부산 해운대구의 백화점 명품 매장에서 시가 2억3천만원 상당의 반지를 훔쳤다.
박씨는 명품 매장에 들러 다이아몬드 반지를 사려는 듯 물건을 보여달라고 하고서는 진품 반지와 미리 준비한 가짜 반지로 바꿔치기하는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매장 직원이 고가품에서 시선을 떼지 않도록 교육을 받는 사실을 알고 주의를 산만하게 하기 위해 ‘볼펜을 가져다 달라’는 등 질문을 해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도록 유도했다.
범행 전에는 말쑥한 정장 차림에 넥타이를 매고 매장을 수차례 방문해 다이아몬드 반지를 살 뜻이 있는 것처럼 행동하면서 매장 직원의 의심을 피했다.
박씨가 매장에 들어가 귀금속을 훔쳐 달아나기까지는 10분도 걸리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첫 번째 범행 이후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박씨의 인상착의와 신원을 파악하고서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추적에 들어갔다.
이 와중에 박 씨는 10일 부산에서 추가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서울로 올라와 다이아 반지를 처분할 것으로 보고 서울역과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 강력팀 형사를 배치했다.
경찰의 판단은 적중했다. 경찰은 장물을 처분하고 KTX를 타고 지방으로 내려가려는 박씨를 발견해 이날 오후 10시 55분께 체포했다.
박씨는 서울에서 훔친 다이아몬드는 장물업자에게 600만원에 팔아 생활비 등에 다 쓴 상태였다. 부산에서 훔친 다이아몬드를 판 1천500만원은 소지하고 있다가 경찰에 압수됐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가 평소 고가의 양복과 시계 등 사치품을 소비하며 씀씀이를 이기지 못해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박씨의 여죄 등을 조사하고 나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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