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SNS상에서 사진 4장이 화제가 됐습니다. 제20대 총선 서울 은평갑 국회의원으로 뽑힌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당선인의 선거 유세 현장 사진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할 법한 유명 캐릭터 인형옷을 입은 선거운동원들의 모습이었습니다. 거리를 지나는 유권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애쓰는, 여느 유세 현장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그러나 인형옷을 쓰고 갖가지 몸짓을 취하며 재롱을 부리던 이들이 바로 세월호 희생자들의 아버지였다는 겁니다.

변호사인 박주민 당선인은 지난 2년간 세월호 피해자들의 법률대리인이었습니다. 박주민 변호사가 출마하자 그의 당선을 돕기 위해 유가족들이 나선 겁니다.

2년 전 자녀를 허망하게 떠나 보낸 아버지들이 귀여운 인형탈을 쓰고 음악에 맞춰 춤을 췄습니다. 어두컴컴한 인형탈 속에서 아버지들의 심정이 어떠했을지 감히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박주민 당선인이 그들을 조금이나마 어루만져줄 수 있는 국회의원이 되길 바랍니다.

글·디자인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사진 서울신문·연합뉴스·박주민 페이스북·이송희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