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카 바이러스가 모체의 태반을 넘어 태아에 감염될 수 있다는 동물 실험 결과가 나왔다. 사진에서 붉은 색은 태반을 이루는 세포에 지카 바이러스가 침입한 모습이고, 푸른 색은 태반 세포의 핵을 나타낸다.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브라질, 세네갈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어미 쥐가 낳은 새끼도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돼 여러 가지 신체적인 결함을 지니고 태어난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팀이 새끼를 밴 쥐에게 지카 바이러스를 감염시킨 결과, 새끼 쥐는 마치 소두증 아기처럼 정상보다 머리 크기가 작았다. 임산부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소두증 아기를 낳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실험으로 보여준 것이다.
이 외에도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쥐가 낳은 새끼 쥐는 몸의 크기도 작았으며 눈에도 장애가 생기는 등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했다.
앨라이슨 무트리 미국 UC샌디에이고 교수는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어미 쥐의 자궁에 있는 태아 쥐는 잘 성장하지 못했다”며 “지카 바이러스로 인한 문제 중 ‘소두증’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같은 날 국제학술지 ‘셀’(Cell)에도 유사한 연구 결과가 실렸는데, 미국 워싱턴대 연구팀이 임신한 쥐에게 지카 바이러스를 감염시키면 태아에 바이러스가 전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지카 바이러스가 어미 쥐의 태반에 침범해 손상을 준다는 것도 밝혔다.
연구팀은 “태반은 엄마에서 아기로 넘어가는 것을 막는 장벽 역할을 하지만 지카 바이러스의 경우는 이를 뚫고 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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