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까지 16.8%↓, 여파로 부산항 환적화물 3.5% 감소 4월엔 환적 7.3%나 빠져…감소율 10대 항만 평균 웃돌아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유동성 위기에 처해 법정관리 가능성이 대두하면서 지난달 물동량이 곤두박질한 것으로 나타났다.그 여파로 부산항의 물동량도 외국항만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드는 타격을 입었다.
두 국적선사가 부산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이른다.
한진해운이 올들어 4월까지 부산항에서 처리한 컨테이너는 20피트 기준 54만9천900여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66만1천100여개)보다 16.8%나 줄었다.
현대상선(37만8천800여개)도 지난해(40만2천800여개)에 비해 6.0% 감소했다.
특히 한진해운의 환적화물이 두드러지게 감소했다.
지난해 38만9천여개에서 올해는 29만7천500여개로 23.6% 줄었다.
현대상선도 환적화물 감소폭이 6.1%로 수출입화물(5.8%)보다 컸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전년동기 대비 감소율(수출입 -15.9%, 환적 -19.8%)보다는 낮아졌다.
두 국적선사의 감소한 화물을 합치면 13만5천100여개로 이 기간 부산항 전체 물동량 감소분 13만4천600여개보다 많다.
환적화물만 보면 두 선사의 감소물량 10만3천900여개는 부산항 전체 감소분(11만6천700여개)의 89.1%를 차지했다.
두 선사의 물동량 감소 여파로 부산항 전체 물동량은 4월까지 638만4천여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 줄었다.
수출입(311만7천여개)은 0.6% 줄어드는데 그쳤으나 환적(326만6천여개)은 3.5% 줄어 감소폭이 훨씬 컸다.
특히 4월에는 전체 물동량이 158만3천여개로 지난해 같은 달(166만9천여개)보다 5.2%나 줄었고, 환적화물은 7.3%나 줄었다.
부산항 물동량이 이렇게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2009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두 국적선사의 부진이 부산항 물동량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항만공사 관계자는 20일 “두 국적선사가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면 부산항의 물동량 감소는 0.4%에 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국적선사의 물동량 감소는 경영위기와 무관하지 않다고 항만공사는 분석했다.
법정관리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화주들이 두 선사 이용을 꺼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유동성 위기를 겪어 물동량이 급감했던 싱가포르 선사 APL이 프랑스 CMA CGM에 인수돼 안정을 되찾자 부산항 이용 물동량이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APL이 올해 4월까지 부산항에서 처리한 수출입화물은 6.4%, 환적화물은 3.3% 각각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한편 4월 말 현재 부산항 물동량 감소율 2.1%는 세계 10대 항만 평균(-1.9%)보다 높다.
부산항보다 감소율이 큰 곳은 홍콩항(-11.2%)과 싱가포르항(-7.8%)뿐이다.
부산항은 지난해 물동량 증가율이 매월 4.2~10.6%에 달해 10대 항만 평균의 2배를 넘었고, 올들어서는 물동량이 줄어드는 속에서도 3월까지는 감소폭이 10대 항만평균(2%)의 절반에 그쳤다.
항만공사 관계자는 “국적선사에 문제가 생기면 부산항에 직접적인 타격이 올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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