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주홍글씨’로 섬마을 교사도, 주민도 2차 피해

성폭력 ‘주홍글씨’로 섬마을 교사도, 주민도 2차 피해

입력 2016-06-11 13:41
수정 2016-06-1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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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편견 탓에 사회적 시선 왜곡…성범죄 본질 놓쳐

전남 신안군 섬마을에서 주민 3명이 20대 여교사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러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다.

파문이 커지면서 젊은 여성의 행실을 지적하고 가해자를 옹호한 섬 주민의 언론 인터뷰는 피해 교사와 가족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됐다.

염전 노예와 성폭행 사건까지 두 건의 강력사건으로 신안은 ‘악마의 섬’이라는 낙인이 찍혀 다른 섬마을 주민까지 2차 피해자가 됐다.

여성에 대한 비뚤어진 성 의식이라는 사건의 본질이 ‘섬마을’이라는 공간 요소에 가려졌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첫 단추부터 잘못 채웠다.”

사건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첫 단추부터 잘못 채웠다.

성폭력 피해자의 2차 피해를 조심해야 한다는 인식은 과거보다 많아졌지만, 여전히 피해자에게 집중된 사회의 시선은 ‘언어폭력’을 휘둘렀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는 11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다수 언론보도가 ‘여교사’, ‘윤간’ 등 피해자를 부각하는 용어를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지난 8일 발표한 논평에서 “‘여교사 성폭행’이라고 불리는 이번 사건은 ‘주민과 학부모에 의한 집단 성폭행’으로 바로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피해자에게 몰린 시선은 ‘피해자 스스로 술을 마시고 노래방에 함께 갔다’는 등 전혀 사실이 아닌 소문을 만들어 냈다.

‘가해자의 범행’보단 ‘피해자의 행실’을 따지는 말도 안 되는 일도 벌어졌다.

전교조 관계자는 “‘여교사 성폭행’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를 주목하게 만드는 명칭으로 2차 가해를 일으킬 수 있다”며 “가장 필요한 것은 피해 교사가 2차, 3차 피해를 보지 않도록 근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범죄온상 낙인찍힌 신안 주민들 2차 피해

성난 여론의 화살촉이 섬 지역인 신안군과 성범죄와 상관없는 다른 주민에게까지 향한 것도 문제다.

군청 누리집은 한때 접속이 마비됐고, 계속되는 인터넷 뉴스에는 신안 섬 주민 전체에 분노를 표출하는 누리꾼 의견이 잇따랐다.

비난 여론을 의식한 신안군 주민자치회, 사회단체, 기초의회 등 지역사회는 피해자와 가족, 국민 앞에 범죄 가해자 대신 고개 숙여야 했다.

죄 없는 섬 사람에게 날아온 육지 사람들의 손가락질은 일부 섬 사람에게 그릇된 자기보호 행동까지 하게 만들었다.

신안 섬 주민의 “공무원 처녀가 술을 그렇게 마시느냐”, “서울에서는 묻지마 살인도 나는데 젊은 사람들이 그럴 수도 있는 것”이라는 언론 인터뷰가 그 예다.

성범죄가 일부 누리꾼의 주장처럼 ‘사실상 치외법권이자 범죄의 천국’인 섬 지역만의 문제일까.

지난달 14일 서울에서 내국인 남성 3명이 홍대 클럽에서 만난 스웨덴 여성에게 한국 클럽 문화를 소개해주겠다고 접근해 이튿날 아침까지 술을 마시게 한 뒤 피해자가 만취하자 자취방으로 데려가 함께 성폭행했다.

가해자 모두 구속됐지만, 홍대 클럽이라는 공간이 신안 섬마을처럼 ‘범죄의 온상’으로 낙인찍히진 않았다.

홍대클럽 인근의 지역사회가 신안 주민처럼 공개 사과하는 일 또한 없었다.

신안군 주민 이모(51)씨는 “개인들이 저지른 범죄를 해당 지역의 구조적인 문화와 연결짓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섬에 주홍글씨를 새기고 고립을 부추기는 현상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 “섬마을 사건에 근본적인 성범죄 대책은 없어”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0년 한해 2만375건 발생한 성범죄는 2014년 2만9천517건으로 44%가량 치솟는 등 증가세다.

이 가운데 2명 이상의 가해자가 피해자를 집단 성폭행한 사건은 매해 600∼800여건 발생한다. 하루평균 2건 정도 발생하는 셈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한해 2만여건의 성범죄, 수백건의 집단 성폭행 사건을 다룬 제대로 된 분석이나 대책은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여성단체들의 지적이다.

‘여교사’, ‘섬마을’ 등으로 문제 인식이 좁혀지면서 오직 섬 지역 여교사를 상대로 한 성범죄 대책만 쏟아냈다는 시각이다.

한국여성민우회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예외적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데 주변에서 일어나는 성폭력과 근본적 차이가 없다”며 “섬마을에만 초점을 두면 사건의 본질과 근본 해결책이 흐려진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여성이 섬마을에 가면 성폭행에 노출된다는 잘못된 편견에 사건의 본질이 함몰됐다”며 “일상의 성폭력 범죄와 일그러진 성문화를 더욱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성폭행 사건의 무게추가 ‘섬’으로 기울면서 낙도에 새내기 여성 교사를 배치한 교육 행정과 오지에 근무하는 공공부문 여성근로자의 거주 실태만 연일 도마 위에 올랐다.

여성단체는 하루에도 수십건 터지는 성범죄를 막을 근본적인 대책과 피해 여성 보호 방안 등에 사회적 관심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폭력상담소 활동가는 “여성을 성욕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비뚤어진 성 의식, 과도한 음주문화, 다수가 약자를 짓밟는 잘못된 인식과 행동이 이번 사건의 본질이며 이를 균형있게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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