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낚시객 안전 위해 안내방송·알림현수막·순찰
우기를 맞아 북한이 임진강 상류에 있는 황강댐 물을 무단 방류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수자원공사와 경기도 파주시·연천군, 그리고 군 당국이 긴밀한 연락체계를 구축하고 대민 홍보 방송과 순찰을 강화하는 등 대비태세에 들어갔다.황강댐 방류시 홍수조절용으로 건설된 남쪽 군남댐은 매년 5월 15일에서 10월 15일까지 이어지는 이른바 ‘홍수기’ 댐 운영 계획에 따라 수문을 열어 황강댐 방류 등에 대비하고 있다.
군남댐을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 임진강 건설단의 김재환 운영팀장은 28일 “홍수기에는 댐 운영 기본계획에 따라 군남댐 수문 13개 중 7개를 1.5m 높이로 들어 올려 물을 임진강 하류로 흘려보낸다”며 “현재 댐을 사실상 비워놓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팀장은 “무더위로 임진강을 찾는 피서객과 낚시객이 많다”며 “홍수기에는 원칙적으로 낚시객 등이 강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직원들을 동원해 계도와 충분한 설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 오후 연천군, 소방서, 경찰서와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북한의 황강댐 무단방류 가능성에 대비해피서객 등의 하천 출입금지 방송과 순찰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연천군 관계자는 “북측에서 언제 무단 방류를 할지 모르니 소방서와 경찰서, 임진강 건설단과 긴밀한 연락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면서 “군부대 측과도 연락체계를 다시 한 번 점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임진강 건설단은 연천군·연천경찰서 직원 20여명이 합동으로 임진강을 찾는 주민과 낚시객, 피서객들의 안전을 위해 강변 경보시설을 이용해 하루 3번 출입금지 방송을 하는 한편 임진강 진입로인 북삼교 아래, 임진교 좌·우안, 장남교 유원지, 한탄강 합수지점 등 5곳의 순찰을 강화했다.
또 하천 출입금지를 알리는 현수막 30여 장을 제작해 강가 곳곳에 내 걸었다.
임진강에서 조업활동을 하는 유재학(63) 연천 어촌계장은 당국의 권고에 따라 이날 오전 계원들에게 북한의 황강댐 방류에 대비해 그물과 배를 강에서 걷어 올릴 것을 전파했다.
파주시 역시 지난 27일 오후부터 임진강 하류 어민들에게 그물과 어선을 안전한 곳으로 옮길 것을 권고하고 있다.
장석진(53) 파주 어촌계장은 “어제 늦게 강에서 그물을 걷고, 배도 뭍으로 올려놨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달부터 황강댐의 수위를 만수위에 가깝게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강댐에서 방류를 하면 30여 분만에 우리측 군남홍수조절댐 인근까지 도달하게 된다.
북한은 지난달 16∼17일에도 통보 없이 두 차례 황강댐을 방류해 임진강 수위가 갑자기 높아지면서 어민들이 생계수단인 어구를 미처 거둬들이지 못해 강물에 떠내려 보낸 피해 사례도 있었다.
황강댐은 군사분계선에서 북쪽으로 42.3㎞ 떨어진 임진강 본류에 있는 댐으로, 저수량은 3억∼4억t 규모로 추정된다. 황강댐 수위는 인공위성을 통해 관측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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