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 근무한 예금보험공사에서 공용 휴대전화 챙겨 내용물 분석
김형준(46) 부장검사의 ‘스폰서·수사 무마 청탁’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20일 김 부장이 파견 근무했던 예금보험공사를 전격 압수수색해 또 다른 휴대전화를 확보했다.대검찰청 특별감찰팀(팀장 안병익 서울고검 감찰부장)은 이날 오전 11시께 검사와 수사관 등을 보내 김 부장검사가 사용했던 예보 사무실에서 그의 또 다른 휴대전화 한 대를 확보했다. 이 기기는 예보가 파견 근무를 나온 김 부장검사에게 지급했던 공용 휴대전화다.
특별감찰팀은 휴대전화에 저장된 문자메시지·메모·SNS 내용, 통화 내역 등을 분석해 그가 ‘스폰서’ 김모(46·구속)씨로부터 추가 향응이나 뇌물성 금품을 받았는지 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검찰은 김 부장검사가 다른 사건 연루자나 수사·조사 대상자 등과도 만나거나 부적절한 접촉을 했는지, 연락 등을 주고받은 사례가 있는지 분석할 방침이다.
예보 금융부실책임조사본부장(부사장급)으로 파견됐던 김 부장검사는 고교동창 김씨로부터 향응을 받고 그의 횡령·사기 사건 수사무마 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일자 서울고검으로 전보됐다.
수사팀은 현재 김씨와 김 부장검사를 대상으로 막바지 계좌추적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이번 주 중 김 부장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서울서부지검 수사 검사가 ‘김 부장검사와의 문자메시지를 지우라’고 했다는 김씨의 주장, 김 부장검사가 KB금융 임원에게 향응을 받았다는 의혹 역시 규명할 계획이다.
검찰은 ‘스폰서’를 자처하는 중·고교동창 김모(46·구속)씨도 이번 주 중 사기·횡령 혐의로 기소할 예정이다.
전자기기 유통업체를 운영한 김씨는 지난해 4월부터 거래업체 10여 곳으로부터 받은 70여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올해 4월 고소당했다.
거래업체들의 고소장엔 김씨가 김 부장검사에게 보낸 회삿돈 1천500만원이 횡령액으로 적혀있는 등 김 부장검사 역시 사건에 연루된 상태다.
김씨는 고소 전후 김 부장검사에게 수백만원 대 유흥을 수차례 접대하고 그의 요구에 따라 1천500만원을 보낸 뒤 김 부장에게 수사를 무마해달라고 청탁했다.
김 부장검사는 사건을 맡은 서부지검 검사들을 접촉했지만, 구속영장 청구는 막지 못했고, 배신감을 느낀 김씨는 언론에 김 부장의 비위를 폭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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