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첫날’ 고급식당 한산하고 구내식당 문전성시

‘김영란법 첫날’ 고급식당 한산하고 구내식당 문전성시

입력 2016-09-28 14:06
수정 2016-09-28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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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밀집한 광주 상무지구 점심 풍경…‘더치페이’ 아직은 낯설어

부정청탁과 금품 수수 행위를 금지하는 ‘김영란법’ 시행 첫날인 28일 낮 광주지역 행정·금융기관과 기업 지역본부가 밀집한 상무지구에서 고급식당으로 알려진 A 일식전문점은 정오가 다 되도록 13개 방이 모두 비어 있었다.

한창 바빠야 할 시간이지만 일거리가 없는 직원들은 식사공간으로 연결되는 마루에 걸터앉아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이날 식사를 예약한 손님은 한 명도 없었다.

정오가 조금 지나자 손님 6명이 찾아와 첫 식사를 주문했다.

업무 기준으로 점심시간이 끝난 오후 1시에 식당은 평소 30%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식당은 법 시행을 앞두고 ‘김영란 메뉴’를 따로 마련하지 않았다.

기존에도 법에 저촉되지 않는 1인당 3만원 미만에서 고를 수 있는 식단이 여럿 있었기 때문이다.

식당 주인은 “공무원, 기자 등 평소 자주 보이던 분들은 다녀가지 않고 뜨내기손님만 세 팀 찾아왔다”며 “아무래도 김영란법의 직격탄을 맞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문전성시를 이룬 광주시청 구내식당은 밀려든 주문에 부랴부랴 새 밥을 지었다.

550인분을 마련한 식당은 밀려든 공무원으로 120인분 식사를 부랴부랴 마련해야 했다.

공무원들은 배식대에서 출입구 앞 안내데스크를 거쳐 엘리베이터로 이어지는 복도까지 50m에 이르는 줄을 만들며 식사 순서를 기다렸다.

제육볶음이 나온 이날 점심은 평소에도 광주시청 직원들이 선호하는 식단이지만, 이날 모여든 인파는 인기 메뉴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고 식당 관계자는 설명했다.

광주시청 구내식당 영양사는 “김영란법 첫날이라서 많은 분이 식사할 것으로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며 “그런데도 평소 식당에서 볼 수 없었던 직원분들이 오늘따라 많이 왔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더치페이’ 문화가 퍼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급진적인 변화의 조짐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시청 인근 중화요리 전문점 B 식당은 90석 규모를 가득 메운 손님으로 점심나절을 바쁘게 보냈지만, 각자 음식값을 따로 치르는 손님은 눈에 띄지 않았다.

김영란법을 적용받는 공기업 직원들은 이곳에서 점심 세트메뉴를 주문해 나눠 먹었지만 한 장의 카드로 밥값을 계산했다.

B 식당 사장은 “여러 장의 카드로 나눠서 결제하거나 현금을 추렴하는 손님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오늘도 없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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