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화재 스포츠센터 스프링클러 잠그고 ‘셀프 소방점검’

제천 화재 스포츠센터 스프링클러 잠그고 ‘셀프 소방점검’

김태이 기자
입력 2017-12-25 22:18
수정 2017-12-25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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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소유주 아들이 소방점검…경미한 사항만 지적

29명의 희생자를 낸 제천 스포츠센터의 소방 관리를 경매로 소유권이 넘어가기 전까지 전 건물주의 아들이 맡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충북 소방본부에 따르면 이 스포츠센터는 지난 8월 이모(53)씨에게 매각되기 전까지 전 건물주 박모(58)씨의 아들이 소방 안전관리를 담당했다. 이른바 ‘셀프 점검’을 한 것이다.

박씨의 아들은 소방안전관리자 자격증을 따 법적으로는 문제 될 게 없다.

그러나 팔이 안으로 굽듯 점검이 느슨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작년 8월 제천소방서에 제출된 이 건물 소방안전보고서에는 소화기 충전 필요, 비상 조명등 교체 등 경미한 사안만 지적됐다.

피난시설 간이 완강기, 경보시설, 스프링클러 등 주요 소방 설비는 대부분 이상이 없는 것으로 표시됐다.

제천소방서는 이를 토대로 경미한 지적 사항에 대해 시정명령만 내렸다.

스포츠센터의 부실 관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스프링클러가 고장 나 작동하지 않으면 수리하지 않고 밸브를 잠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경매로 이 건물을 인수한 이씨는 소방 안전점검을 외부 업체에 맡겼다. 이 업체는 지난달 30일 소방 점검 때 비교적 중대한 하자인 누수 및 보조 펌프 고장을 지적했다.

다만 이 보고서는 아직 제천소방서에 제출되지 않았다.

이씨는 건물 소방시설에서 물이 새자 1층 로비 알람 밸브를 폐쇄, 스프링클러 작동을 막았다.

이는 지난 21일 화재 참사 때 인명 피해를 키운 요인으로 지적받는다.

전·현 건물주가 철저하게 소방 점검을 하고 문제점을 제때 시정했다면 이번 화재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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