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서 숨진 쌍둥이 형제 “한 달 되도록 아무도 몰랐다”

원룸서 숨진 쌍둥이 형제 “한 달 되도록 아무도 몰랐다”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3-06 15:29
수정 2018-03-0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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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원룸에서 숨진 40대 쌍둥이 형제가 사망한 지 한 달 가까이 지나서야 발견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9시 30분께 광주시 광산구 한 원룸에서 일란성 쌍둥이인 A씨(46)와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6일 오전 이들의 시신을 부검했으나 부패가 심해 사인을 밝히지 못했으며 외상이 없다는 사실만 확인했다고 밝혔다.

A씨 형제는 지난달 초부터 주변과 연락이 완전히 끊겼지만 한 달이 다돼서야 숨진 채 발견됐다.

A씨 형제는 공장 생산직이나 일용직 노동을 하다가 그만두기를 반복하며 최소 7년 넘게 이 원룸에 살았고 다른 가족과는 장기간 연락을 하지 않았다.

직장 동료는 물론, 이웃들도 대부분 1∼2년 단위로 이사를 하기 때문에 교류하는 이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타지역에 떨어져 살던 원룸 주인은 전세 세입자였던 이들 형제가 지난해 11월부터 월 2만원인 관리비를 내지 않고 전기요금도 밀리자 수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형제와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형제를 기억하는 사람은 동네 상점 주인 몇몇이 전부였다.

상점 주인들은 이들 형제를 항상 소주와 라면만 사서 건강이 걱정되던 손님으로 기억했다.

지난해 여름까지는 회사 유니폼을 입고 다녔지만 가을부터는 유니폼을 입지 않았다.

아주 가끔 냉동만두를 함께 사던 A씨 형제는 지난달 초부터 더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지난 1월 25일에는 보험회사 직원이 이들 집에 방문했으나 만나지 못하고 전화 통화만 했다.

A씨는 작은 목소리로 “거동이 불편해 만나기 어렵다”고 했고 2월 5일 보험회사 직원이 또다시 집에 찾아갔을 때는 전화도 받지 않았다.

뒤늦게 주검으로 발견된 A씨 형제 집 냉장고는 텅 비어 있었으며 뒤 베란다에는 빈 소주병들이 늘어서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A씨 형제가 건강이 안 좋았으나 젊고 전세 세입자로 살고 있어 정부의 기초생활 수급지원 대상에 해당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부검 결과와 탐문을 토대로 정확한 사망 경위를 밝힐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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