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최종수사결과 발표 “아내와 자주 다퉈”…유족 “수사자료 열람신청 예정”
지난 3월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된 부산 아파트 화재는 부동산 투자 등으로 아내와 자주 다툰 남편이 아내가 외출한 사이 불을 질러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경찰이 밝혔다.
일가족 4명 숨진 아파트 화재현장 감식
29일 오전 화재로 일가족 4명이 숨진 부산 동래구 수안동의 한 아파트에서 경찰, 소방관 등이 합동감식을 벌이고 있다. 2018.3.29 [부산경찰청 제공=연합뉴스]
하지만 박 씨 유족은 경찰 수사결과 발표에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의문이 있다며 경찰에 수사자료 열람을 신청할 예정이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11일 동래구 수안동 H 아파트 화재 사건의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화재와 일가족 사망 원인을 이같이 밝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화재감식 결과와 수사 상황을 종합해볼 때 남편 박 씨가 아파트 투자 문제로 인한 부부 간 갈등과 직장 문제 등을 비관해 세 아들이 잠을 자는 사이 일회용 라이터로 빨래에 불을 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외부 침입 흔적이 없어 박 씨 단독 범행으로 추정했다.
발화 지점은 일가족 4명이 숨진 안방의 출입문 부근으로 보이며 불에 탄 옷 외에는 별다른 발화 요인은 찾지 못했다고 경찰은 말했다.
경찰은 방화 동기와 관련해 박 씨가 아내와 함께 아파트 등에 투자한 뒤 부채 문제로 자주 다퉜고 빚을 상환하지 못해 괴로워한 점, 방화 며칠 전 가족 등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듯한 말을 남긴 점 등이 조사 과정에서 나타났고 직장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방화가 유력하게 의심되는 상황이 드러났지만 박 씨가 숨져 변사 사건으로 내사 종결할 예정이다.
경찰 수사결과를 전해 들은 박 씨 유족은 수사 초기 제기된 의문이 여전해 유족으로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결과 자료 등을 열람하게 해달라고 신청할 예정이다.
박 씨 유족은 경찰 발표대로라면 스스로 불을 낸 박 씨가 유독가스를 참으며 누워 있었고, 잠자던 아이 3명이 강한 열기에도 깨지 않은 점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화재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동래소방서는 불이 났는데도 일가족 4명이 모두 침대와 방바닥에 반듯하게 누워 숨진 점 등을 이유로 일반적인 화재 패턴과 다르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3월 29일 오전 5시 42분께 부산 동래구 수안동에 있는 한 아파트 1층 안방 입구 거실에서 불이 나 안방, 거실, 부엌 등 66㎡를 태우고 소방서 추산 2천만 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났다.
불이 난 아파트 안방에서 잠을 자던 박 씨와 세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됐다.
박 씨 아내는 전날 계 모임을 나간다며 집을 비운 상태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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