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 위해” 원미숙 여성 최초 소방서장 공직생활 마침표

“후배들 위해” 원미숙 여성 최초 소방서장 공직생활 마침표

강경민 기자
입력 2018-06-27 10:56
수정 2018-06-2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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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소방에 첫발…‘여성 최초’ 수식어에 “사명감으로 일해”

원미숙씨
원미숙씨
“여성 소방관 선배로서 소방업무든 행정업무든 주어진 업무를 잘 소화해내지 않으면 후배들에게 피해가 될 수 있기에 큰 부담과 사명감으로 소방생활에 임했습니다.”

전국 최초 여성소방서장인 원미숙(59) 강원 원주소방서장이 40년간의 소방생활을 뒤로하고 후배 양성을 위해 정년보다 1년 일찍 공직에서 물러난다.

원 서장은 홍천 출신으로 1978년 4월 1일 속초에서 지방소방사로 임용돼 소방에 첫발을 디뎠다.

평소 제복에 대한 동경심을 갖고 있던 그는 우연히 신문에서 여성 소방공무원 채용 공고를 보고는 운명처럼 소방의 길로 들어섰다.

40년간 소방서, 소방본부를 비롯해 소방청, 중앙소방학교 등 내·외근 부서를 두루 거쳤다.

업무 특성상 남성 위주의 조직사회에서 남성 못지않은 능력과 동료애를 발휘해 동료들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얻었다.

그런 원 서장의 모든 행보에는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전국 최초 여성 소방경과 소방령, 최초 여성 소방서장 등 그야말로 소방계의 ‘걸크러시’였다.

2002년 원주소방서 소방행정과 계장으로 진급하며 전국 최초 여성 소방경으로 기록됐고, 2008년 정선소방서 소방행정과장으로 진급하며 최초 여성 소방령이 됐다.

2014년 국민안전처 중앙소방학교 교육훈련과에서 지방소방정으로 진급하며 여성으로서는 전국 최초로 서장급에 올라 2015년 횡성소방서장으로 취임했다.

2011년 소방방재청 중앙 119구조대 기술지원팀장으로 근무하며 그해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 발생 당시 열흘간 일본 대지진 국제구조대로 활동하는 등 구조 경력도 화려하다.

2015년에는 강원도 119 종합상황실장으로 재직하며 심·뇌혈관 질환자 정보전달시스템 자체 개발, 119종합상황실 하트 세이버 확대 시행 등으로 소방 발전에 기여했다.

이후 횡성·원주소방서장을 맡아 겨울철 소방안전대책 전국 1위, 소방기술경연대회 전국 1위 등 굵직한 성과를 올렸다.

2015년 여성의 사회적 위상을 높인 인사로 선정돼 제50회 전국 여성대회에서 ‘2015년 여성 1호상’을 수상, 여성들의 귀감이 되기도 했다.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여성 최초’ 타이틀이 부담스러울 법하지만,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받아들이며 후배들이 따라올 길을 닦았다.

원 서장의 길을 따라 김정희 소방본부 기획예산담당이 지방소방정으로 승진, 내달 1일 자로 평창소방서장에 취임해 도내 두 번째 여성 소방서장이 된다.

김 신임 서장은 소방장비와 청사 관련 업무, 예산 분야 전문가로 도내 소방인프라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원 서장은 “예전에는 사회적으로 여성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음에도 직원들이 많이 배려해주고 도와줘서 공직을 마칠 수 있게 됐다”며 직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원 서장은 지난 26일 원주소방서 직원을 통해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며 강원소방장학회에 소정의 장학금을 기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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