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타 죽을 것 같은 날씨… 일상을 흔들다

‘핫’ 타 죽을 것 같은 날씨… 일상을 흔들다

이영준 기자
이영준 기자
입력 2018-08-01 22:54
수정 2018-08-02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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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식 사우나’ 된 서울의 달라진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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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 낮 최고기온이 39.6도를 기록했다. 서울의 기상관측 111년 사상 최고기온으로 종전 기록인 1994년 7월 24일의 38.4도보다 1.2도 높았다. 폭염이 쏟아진 이날 종로소방서 소방관들이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에 물을 뿌리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1일 서울 낮 최고기온이 39.6도를 기록했다. 서울의 기상관측 111년 사상 최고기온으로 종전 기록인 1994년 7월 24일의 38.4도보다 1.2도 높았다. 폭염이 쏟아진 이날 종로소방서 소방관들이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에 물을 뿌리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1일 한반도가 통째로 ‘건식 사우나’로 변했다.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약속도 미루는 등 일상생활 자체가 무더위 때문에 힘들어졌다. 냉방이 가동된 실내에서 벗어나면 몇 초도 안 돼 등줄기와 이마에 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건널목에서 녹색 신호등이 켜지길 기다리는 단 몇 분 사이에도 온몸은 땀으로 흥건해졌다. 외부 흡연 구역마저 한산한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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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가 절정에 달한 1일 오후 한 노인이 인적이 끊긴 탑골공원에서 정자로 걸어가고 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더위가 절정에 달한 1일 오후 한 노인이 인적이 끊긴 탑골공원에서 정자로 걸어가고 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서울경찰청 소속 의경만이 우산을 펴든 채 폭염의 한복판에 외롭게 서 있었다. 거리를 지나던 직장인 이모(37)씨는 “타 죽을 것 같은 날씨”라면서 “걸어가나 뛰어가나 땀이 나긴 마찬가지여서 뛰어서 건물 안으로 들어가야겠다”며 재빨리 피신했다.

평소 노인들로 북적이던 종로3가 탑골공원도 ‘폭염 직격탄’을 맞았다. 매일 아침 습관처럼 공원에 나왔던 노인들은 주변 귀금속상가와 식당, 패스트푸드점으로 피신했다. 공원 입구에서 노인을 상대로 이발 봉사를 하는 오흥열(56)씨의 손놀림은 평소보다 더 빨랐다. 오씨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머리를 시원하게 깎아 달라는 노인이 평소보다 2배는 많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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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저녁 서울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에 정전이 발생해 비상등만 켜져 있다.  연합뉴스
1일 저녁 서울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에 정전이 발생해 비상등만 켜져 있다.
연합뉴스
대형마트, 은행, 백화점, 커피전문점 등이 도심 피서지로 각광을 받았다. 구로구 신도림 테크노마트 앞에는 문을 열기 1시간 30분 전인 오전 9시부터 개장을 기다리는 사람도 있었다. 한모(66·여)씨는 “집에 에어컨, 선풍기 다 있지만 전기요금이 많이 나와 맘 편히 틀지 못해 일찌감치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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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쉼터’로 지정된 서울 곳곳의 주민센터와 경로당에도 이날 방문객이 부쩍 늘었다. 쉼터에 설치된 에어컨 앞에 앉아 TV를 시청하며 피서를 즐기는 주민이 많았다. 구로구의 한 아파트 경로당은 20여명의 노인으로 북적였다. 은행에도 ‘피서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금융권은 전국 6000여개 점포를 무더위 쉼터로 지정해 운영 중이다. 이현정 구일역 농협지점 행원은 “폭염 때문에 쉬다 가는 고객들이 많아 물이나 음료를 대접한다”고 했다.

음주가 통제된다는 이유로 ‘노숙인 쉼터’ 생활을 꺼리던 노숙인들도 불볕더위를 참지 못하고 쉼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영등포의 한 노숙인 쉼터 관계자는 “쉼터를 찾는 노숙인이 하루 20~30명에서 60명 이상으로 2배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중부소방서는 이날 오후 2시 살수차를 이용해 남대문의 쪽방촌 골목에 물을 뿌렸다. 쪽방촌 주민 이모(60)씨는 “뜨거웠는데 이제 따뜻해졌다”고 농담을 건네며 소방관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서울시는 이날 폭염 취약계층이 거주하는 서울 내 쪽방 밀집지역 5곳에 냉동실에서 얼린 350㎖짜리 아리수를 긴급 지원했다.

김규남 서울시의원, ‘에너지전략 특별위원회’ 구성결의안 대표발의

서울시의회가 급변하는 국내외 에너지·환경 여건 변화에 대응하고, 서울시 에너지 정책의 장기적 비전과 실행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에너지전략특별위원회’(이하 특위) 구성을 추진한다. 김규남 서울시의원(국민의힘, 송파1)이 12일 ‘서울시의회 에너지전략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특위 구성 결의안은 급성장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에너지 산업을 서울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한 종합 전략 마련을 위해 발의됐으며 27명의 의원이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다. 현재 서울시는 에너지의 90% 이상을 외부에 의존하고 있으며, 전기차·데이터센터·AI 산업 확대로 전력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도심 밀집 구조 속에서 전력기반 시설이 노후화되어 안전성과 효율성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또한 32년 만에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기능을 분리해 ‘기후에너지부’ 또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신설을 추진하는 중앙정부 개편에 발맞춰,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에너지 정책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중·장기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김 의원은 “AI산업 확대와 데이터센터 증가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안정적 전력 공급
thumbnail - 김규남 서울시의원, ‘에너지전략 특별위원회’ 구성결의안 대표발의

사건팀 hiyoung@seoul.co.kr
2018-08-0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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