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장사도 안 되는데 하마터면 다 탈 뻔했다”

“폭염에 장사도 안 되는데 하마터면 다 탈 뻔했다”

강경민 기자
입력 2018-08-02 14:52
수정 2018-08-02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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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양동시장 뒤편 빈집서 화재…상인들 합심해 대형 화재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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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시장 인접한 빈집서 불
양동시장 인접한 빈집서 불 2일 광주 서구 양동시장 상가 뒤편 빈집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불이 난 곳은 안쪽에 있는 빈집으로(붉은 선), 상인들이 탄 냄새와 연기를 맡고 소화기로 초기 진화를 시도해 큰 피해를 막았다. 2018.8.2 연합뉴스
“폭염에 장사도 안 되는데 하마터면 시장 다 탈 뻔했어.”

광주 양동시장에서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김녹영(60·여)씨는 2일 시장 뒤편에서 발생한 화재를 두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밤에 불이 났으면 시장이 다 탔을 것”이라며 “상인들이 일찍 발견하고 합심한 덕분에 큰불을 막았다”고 말했다.

이른 아침부터 수은주가 33도를 넘어선 이날 오전, 하마터면 화마를 당할 뻔한 광주 양동시장 상인들의 얼굴에는 좀처럼 굵은 땀방울이 가시지 않았다.

아침 영업 시작을 앞두고 오전 9시 36분께 시장 상가 뒤편 빈집에서 불이 났으나 앞다퉈 소화기를 들고 나선 상인들의 신속한 대처로 대형 화재를 막았다.

불이 난 집이 상가 한 곳 내부와 연결된 데다가 시장에 천막과 그늘막, 나무 합판 등이 즐비해 초기 진화를 제때 못했다면 큰불로 이어질 뻔했다.

영업 준비를 위해 가게 판매대 포장을 걷어내고 청소를 하던 상인들은 타는 냄새가 나는 것을 느꼈다.

탄 냄새와 함께 아직 문을 열지 않은 한 상점에서 검은 연기가 나기 시작했다.

매캐한 연기가 시장 일대에 퍼지자 이상함을 느낀 상인들이 소화기를 들고 나왔고 연기가 나는 가게 안쪽으로 들어가 빈집에서 불이 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불이야! 여기 안쪽에 불났어요!”

천장에 있어야 할 전선이 끊어져 바닥에 떨어져 있었고 쓰레기에 불이 붙어 지붕으로 불길이 타고 올라가고 있었다.

상인들은 자신의 가게와 인근에 비치된 소화기를 들고 서둘러 불을 끄기 시작했다.

벽지와 플라스틱 자재들이 많아 쉽게 불이 꺼지지 않았지만 10여 명의 상인들은 곳곳에서 소화기를 쏘면서 계속 불을 껐다.

다른 상인들은 집집마다 비치된 소화기를 더 모아 가져다주기도 했다.

덕분에 신고를 받은 소방관들이 7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에는 큰 불길이 잡혀 있었다.

소방관들은 천장 속에 남은 잔불을 끄고 9시 50분께 진화 작업을 마무리했다.

주민들은 “이번에 소화기 잘 써먹었네”라며 저마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불 끄기에 나섰던 상인 중 7명은 광주 서부소방서 의용소방대원으로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의용소방대원은 “소방관들이 오기 전까지 소화기나 옥내 소화전을 찾아 불길이 번지지 않도록 초동 조치를 하라고 훈련받았고 배운 대로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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