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 화재 희생자父 “내가 돈 있었다면 아파트 사줬을텐데…”

고시원 화재 희생자父 “내가 돈 있었다면 아파트 사줬을텐데…”

강경민 기자
입력 2018-11-10 10:13
수정 2018-11-10 10:1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35세 조모씨 부친, 아들 안치된 병원서 연신 눈물“아들, 우체국 비정규직으로 돈 모으려 발버둥…철저히 조사해야”

이미지 확대
추가 인명 피해 확인을 마치고
추가 인명 피해 확인을 마치고 9일 오전 화재가 발생한 서울 종로구 관수동의 한 고시원에서 소방대원들이 추가 인명 피해 여부를 확인한 뒤 고시원을 나서고 있다. 2018.11.9 연합뉴스
“수줍음을 많이 타지만 너무 착실한 애였어요. 거짓말도 할 줄 모르고…. 돈이 많았으면 아파트를 한 채 사주든지 (했을 텐데) 애가 발버둥을 치느라….”

9일 새벽 서울 종로구 국일고시원에서 화마에 휩싸여 숨진 희생자 중 한 명인 조모(35) 씨의 부친은 10일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눈물을 삼키느라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부친은 이날 새벽 조씨가 안치된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아들은 수줍음을 많이 타고, 착실하고 거짓말도 할 줄 모르는 아이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부친은 전날 오후 3시께 돼서야 ‘애가 전화도 안 받고 출근도 안 했다고 한다’는 처남의 전화를 받고 경찰에 전화를 걸어 사고 소식을 들었다.

고인이 세 아들 중에 첫째라는 부친은 “(아들이) 서울 올라온 지는 한 8년 정도 됐다. 처음에는 노가다 일을 하다가 (최근에는) 우체국 비정규직으로 일했다. 그러면서 고시원에서 생활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은 고시원에서 사는 이유에 대해) 생활이 넉넉지 않아서, 가급적 돈 덜 들이면서 있겠다고 (고시원에서) 생활했다”면서 “돈을 모으려고, 참 착실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부친은 ‘아들이 평소 고시원에 대해 말했느냐’는 질문에 “좁은 방에서 생활하려다 보니 좀 불편하다고 얘기를 했다”면서 “돈이 많다고 하면 어디 아파트를 한 채 사주든지 어디 전세를 한다든지 (해줘야 했는데) 나 먹고살기도 힘들어서…. 우리 아들이 열심히 노력했다, 발버둥을 친 애다”라며 끝내 눈물을 쏟았다.

그는 참사 하루 전에도 아들과 통화를 했다면서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자식을 가슴 속에 묻는다는 것이…”라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그는 “(아들이)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많이 컸다. 부모를 잘못 만난 탓으로 고생하다가 이렇게 갔다”고 비통해했다.

부친은 아들을 마지막으로 본 것은 지난 추석 때라면서 “냉면이랑 물 국수를 먹었다. ‘네가 아빠를 사줘야지’ 했더니 ‘예, 아빠, 사줄게요’했다. 그게 마지막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부디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어느 고시원이든지 방화시설이 잘 돼서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우리 국민의 평균 수면 시간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의 비율도 크게 늘었다. 반면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의 이용자가 늘면서 미디어 이용 시간은 급증했다. 결국 SNS와 OTT를 때문에 평균수면시간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1시간 미만
1시간~2시간
2시간 이상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