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에게 피해자다움 요구도 ‘2차 가해’입니다

피해자에게 피해자다움 요구도 ‘2차 가해’입니다

이근아 기자
입력 2020-07-21 22:30
수정 2020-07-22 06:2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성폭력 ‘2차 가해’ 정의·범위 공론화

심신 후유증 외 사회적 불이익 포함
김재련 변호사 과거 이력 공격도 해당
이미지 확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를 대리하는 김재련(오른쪽 두 번째)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변호사가 지난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 전 시장의 범행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를 대리하는 김재련(오른쪽 두 번째)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변호사가 지난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 전 시장의 범행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어디까지가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인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 A씨 측이 피해를 호소하면서 2차 가해의 정의와 범위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피해자 측의 피해 폭로 의도를 의심하거나 ‘피해자다움’을 요구하고, 가해자에 대해 ‘그 사람은 그럴 리 없다’는 식의 주장을 하는 것 자체가 2차 가해라고 강조한다.

22일 여성학계 등에 따르면 여성인권단체는 2차 피해에 대해 ‘성폭력 피해로 발생하는 직접적인 신체적·정신적 후유증 이외에 성폭력에 대한 잘못된 통념에 의해 피해 생존자가 사회적으로 불이익을 당하거나, 심리적 고통을 겪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여성폭력방지법 3조에는 수사·재판 등 과정에서 입는 사후 피해, 집단 따돌림, 폭언 등 정신적·신체적 손상을 가져오는 행위로부터 받는 피해 등이 2차 피해로 적시돼 있다. 해당 조항은 처벌을 위한 것은 아니다. 다만 법적으로 2차 가해 양상에 따라 명예훼손이나 모욕죄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의 신진희 변호사는 “2차 가해는 다양한 형태로 예상치 못하게 피해자에게 가해지는데, A씨의 경우 피해자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나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피해자 의사에 반해 온라인상 가해지는 발언들이 명예훼손에 해당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난과 욕설에서 더 나아가 피해 폭로의 배경을 의심하거나 ‘그 정도는 성추행이 아닌 관행’이라는 식의 반응도 그 자체로 2차 가해다. 피해 사실을 부정하거나 축소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김수경 민주노총 여성국장은 “‘왜 진작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냐’ 등의 말들은 질문을 가장한 채 피해자에 대한 무지와 조롱 등을 표현하는 것”이라면서 “원래 가해 행위보다 조직적인 2차 가해에 의해 피해자가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사례가 훨씬 많다”고 꼬집었다. A씨의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의 과거 이력을 들춰 공격하는 것도 2차 가해 중 하나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A씨의 신상이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김 변호사에게로 비난의 화살이 향한 것”이라며 “고소의 배경에 정치적 목적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 역시 ‘성폭력은 본질이 아니다’라고 얘기하는 것이므로 2차 가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박 전 시장의 극단적 선택 자체가 2차 가해’라는 주장도 있다. 이에 대해 윤김 교수는 “2차 가해의 범위를 그렇게까지 넓히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의 죽음 이후 피해자의 피해 폭로가 쉽게 묻히거나 오히려 ‘피해자가 가해자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식의 인식에 대한 문제제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용균 서울시의원, ‘고갯마루어린이공원’ 사계절 복합여가 물놀이공간으로 재탄생 임박

서울 강북구 삼각산동에 위치한 고갯마루어린이공원이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복합 여가 물놀이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노후된 시설을 전면 개선하는 이번 사업은 현재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며 8월 중 완공을 앞두고 있다. 서울시의회 이용균 의원(더불어민주당, 강북3)은 지난 7월 30일 강북구청 관계자들과 함께 공사 현장을 방문해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성공적인 사업 마무리를 위한 의지를 다졌다. 이 의원은 현장점검을 통해 주요 공정의 추진 현황을 꼼꼼히 살피며 주민 편의와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고갯마루어린이공원 재조성 사업은 총 15억원의 특별교부금이 투입된 대규모 사업으로, 2023년 11월부터 공사가 본격화됐다. 기존의 단순 놀이공간은 타워형 조합놀이대와 물놀이시설이 어우러진 복합 여가 공간으로 재탄생하며, 커뮤니티 가든, 휴게 데크, 순환산책로 등 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도 함께 조성된다. 특히 어린이를 위한 안전한 물놀이 공간 확보는 물론, 다양한 세대가 어울릴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꾸며지는 점이 주목된다. 사업 초기부터 지역 주민과의 소통을 중시한 점도 이번 사업의 특징이다. 이 의원과 강북구청은 일부 주
thumbnail - 이용균 서울시의원, ‘고갯마루어린이공원’ 사계절 복합여가 물놀이공간으로 재탄생 임박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2020-07-22 1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