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정권 당시 ‘백기완 선생 석방 촉구’ 옛 미 외교문서 공개

전두환 정권 당시 ‘백기완 선생 석방 촉구’ 옛 미 외교문서 공개

오세진 기자
입력 2021-02-16 13:27
수정 2021-02-16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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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원의원 8명이 1987년 2월 13일 당시 김경원 주미 한국대사에게 보낸 외교 전문. 미 하원의원들은 외교 전문을 통해 당시 구속 수감된 백기완 선생의 석방을 요구했다.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제공
미국 하원의원 8명이 1987년 2월 13일 당시 김경원 주미 한국대사에게 보낸 외교 전문. 미 하원의원들은 외교 전문을 통해 당시 구속 수감된 백기완 선생의 석방을 요구했다.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제공
지난 15일 폐렴 투병 끝에 별세한 백기완(88) 통일문제연구소장이 과거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 규탄대회를 주도하다 경찰에 체포돼 투옥됐을 당시 미국 하원의원들이 그의 석방을 요구한 외교 문서가 16일 공개됐다.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은 전두환 정권 시절인 1987년 2월과 3월 미 하원의원들이 각각 당시 주미 한국대사와 주한 미국대사에게 외교전문 2건을 이날 공개했다.

앞서 1986년 7월 16일 부천서 성고문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한 검찰은 “사건 당시 성모욕 행위는 없었다”면서 당시 대학생이었던 이 사건 피해자인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성고문을 가한 문귀동 경장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

이에 사흘 뒤인 1986년 7월 19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당시 야당과 여성단체, 종교단체를 중심으로 한 ‘고문·성고문·용공조작 범국민 폭로대회’가 열렸고, 당시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 부의장이었던 백 소장은 이 대회에서 개회사를 하며 ‘군부 독재·폭력 정권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쳐 시위를 선동한 혐의로 수배됐다. 결국 백 소장은 1986년 12월 7일 경찰에 검거돼 같은 달 10일 구속됐다.

평소 고문 후유증으로 건강이 좋지 못했던 백 소장은 건강 악화로 1986년 12월 29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건강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로 1987년 2월 28일 다시 수감됐다.

당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미국 망명 시기(1983년 12월~1985년 2월)에 미국에서 조직한 한국인권문제연구소는 이 문제를 미국의 정치인들에게 알렸다. 연구소와 소통하며 한국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던 미 하원의원들은 외교전문을 통해 백 소장의 석방과 인권 회복을 위한 활동을 전개했다.

먼저 미 하원의원 8명은 1987년 2월 13일 당시 김경원 주미 한국대사에게 백 소장의 구속에 유감을 표명하여 양심수인 백 소장의 즉각적인 석방과 인권 회복을 한국 정부에 촉구하는 외교전문을 보냈다. 미 하원의원들은 특히 과거 고문 후유증으로 백 소장의 건강이 좋지 않기 때문에 사안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른 미 하원의원 7명은 1987년 3월 5일 제임스 릴리 당시 주한 미국대사에게 백 소장의 석방을 위해 전두환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해달라는 내용의 외교전문을 보냈다. 이들은 백 소장의 건강이 나쁘기 때문에 최소한 입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해줄 것을 요청했다.
미국 하원의원 7명이 1987년 3월 5일 당시 제임스 릴리 주한 미국대사에게 보낸 외교 전문. 미 하원의원들은 외교 전문을 통해 당시 구속 수감된 백기완 선생의 석방을 위해 전두화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해줄 것을 요청했다.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제공
미국 하원의원 7명이 1987년 3월 5일 당시 제임스 릴리 주한 미국대사에게 보낸 외교 전문. 미 하원의원들은 외교 전문을 통해 당시 구속 수감된 백기완 선생의 석방을 위해 전두화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해줄 것을 요청했다.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제공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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