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성희롱 문제 털어놓자... “괜히 일 키우지 말라”

직장 내 성희롱 문제 털어놓자... “괜히 일 키우지 말라”

임효진 기자
입력 2021-03-21 10:51
수정 2021-03-2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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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성희롱에 대해 피해자들이 회사에 문제를 제기한 이후에도 여전히 회사나 주변에서 2차 피해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여성민우회 일고민상담실의 ‘2020년 주요 상담사례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이뤄진 상담 197건 중 직장 내 성희롱 문제가 113건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직장 내 괴롭힘(58건), 부당 해고(14건), 기타 노동사안(9건), 성차별적 조직문화(2건) 등이 뒤를 이었다.

성희롱 상담의 경우, 마우스 위로 손을 겹쳐 잡거나 불필요하게 몸을 밀착하는 신체적 성희롱부터 사장이 화장실에 불법촬영 카메라를 설치했다는 사례까지 나왔다.

프로그램 개발자가 다른 이들이 볼 수 있는 명령어에 동료를 성희롱하는 내용을 넣는 등 사례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성희롱 피해자들이 회사 내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겪는 2차 피해도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동료나 상사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놨을 때 “대화로 풀 수 있었을 텐데 인사팀에 신고하느냐”고 핀잔을 주거나 “일로 마주쳐야 하고 (가해자가) 나이가 많아 그러니 친절하게 대해주라”며 그냥 참고 넘어가라고 종용하는 사례도 있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미온적인 대처도 적지 않았다.

회사 측은 외부에 알려질 것을 꺼려 “괜히 일을 키우지 말라”고 하거나 “왜 바로 신고하지 않았느냐”며 피해자의 의도를 의심하기도 했다. 문제를 제기한 피해자에게 퇴사를 강요하거나 승진 배제와 부당 징계 등 고용상 불이익을 준 사례도 있었다.

정슬아 한국여성민우회 여성노동팀장은 “사내 성희롱과 괴롭힘은 노동권을 침해하는 문제”라며 “일차적으로 고용노동부가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하고, 성희롱과 괴롭힘이 회사 구성원 전체의 문제라는 인식이 확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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