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 정년’ 70세 된 김철봉씨
484회로 마감… 총 242ℓ 달해
“남 살릴 수 있다니 습관 됐죠”


10일로 헌혈 정년인 만 70세를 맞은 ‘헌혈왕’ 김철봉씨가 지난 7일 인천 미추홀구 대한적십자사 인천혈액원 주안센터에서 ‘생애 마지막 헌혈’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재경(65)씨 등 두 명과 더불어 ‘인천의 헌혈왕’으로 불리는 김철봉(70)씨가 최근 생애 마지막 헌혈을 하며 10일 남긴 말이다. 1952년 1월 10일생인 김씨는 이날 만 70세가 되면서 더이상 헌혈을 할 수 없게 됐다. 헌혈은 법적으로 만 69세까지, 보름 또는 2개월 간격으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7일 대한적십자사 인천혈액원 주안센터에서 ‘생애 마지막 헌혈’을 하며 조촐하게 축하 행사를 가졌다.
10여년 전 공직에서 퇴직한 김씨는 1991년 39세 때 처음 헌혈을 시작했다. 그는 “뭔가 뜻깊은 일이 없을까 생각하던 끝에 신체 건강하면 할 수 있는 헌혈을 생각해 냈다”고 헌혈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 31년간 혈액의 모든 성분을 채취하는 ‘전혈 헌혈’ 21회, 일부 성분만 골라 채취하는 ‘성분 헌혈’ 454회, 혈소판만 채취하는 ‘혈소판 성분 헌혈’ 9회 등 모두 484차례 헌혈을 했다. 그동안 채취한 혈액은 242ℓ로 1.5ℓ 음료수병 기준으로 161개에 달한다. 헌혈 유공 은장(30회), 금장(50회), 명예장(100회), 명예대장(200회), 최고명예대장(300회) 등 헌혈로 받을 수 있는 훈장도 모두 받았다. 그러면서도 김씨는 “헌혈 횟수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더 젊었을 때 헌혈을 시작했더라면 더 많이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그는 “내 혈액이 위독한 환자들의 생명을 살리는 데 쓰일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올랐다”며 “헌혈할 때마다 뿌듯함을 느끼고 다음 헌혈을 기다리는 나를 발견했다”고도 했다.
2022-01-1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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