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평화 기원한 예술작가 여립 작품 완성해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기증 작업과정 생중계·시청자 응원도 큰 몫
순수예술작가 여립씨가 오는 8일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기증할 낙서화 방식의 작품 ‘승리하리라’. 여립씨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보고 평화를 기원하며 지난달 15일부터 20여일간 작업해 이 작품을 완성했다. 작가 여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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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예술작가 여립씨가 오는 8일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기증할 낙서화 방식의 작품 ‘승리하리라’. 여립씨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보고 평화를 기원하며 지난달 15일부터 20여일간 작업해 이 작품을 완성했다. 작가 여립 제공.
150×160㎝ 크기의 캔버스 상단 중앙에 우크라이나 국기가 있고 바로 밑에 ‘승리하리라’라는 뜻의 우크라이나어와 창 모양의 우크라이나 국장이 있다.
좌측에 손으로 지구를 들고 있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우측 상단에는 눈을 가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있다. 작가는 푸틴 대통령을 옛 소련 독재자 스탈린처럼 풍자한 방식으로 그리며 ‘왜 같은 역사를 반복해’라는 문구를 새겼다.
콜라주 기법(여러 사진·조각 등을 붙여 만드는 기법)에 오일과 파스텔 등 재료를 혼용한 이 작품을 창작한 순수예술작가 여립(34)씨는 5일 “강대국이 약소국을 상대로 무력으로 행하는 폭력을 비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전쟁과 민간인 학살 피해를 겪는 우크라이나를 향해 평화를 기원하는 시민의 연대가 이어지고 있다. 낙서화(그래피티)와 조각 작업을 하는 작가 여립씨도 ‘명분 없는 폭력과 전쟁’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세상과 공유하고자 작품에 녹였다.
그는 오는 8일 해당 작품을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기증할 예정이다. 폭력적 역사를 그대로 기록하고 기억하는 예술의 가치가 평화로 향하는 원동력이라는 걸 믿기 때문이다.
여립씨는 “러시아의 현재 행태는 자기만의 명분을 세워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이라며 “일제강점기의 한국 상황과 고통이 겹쳐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 침공을 역사로 기억하지 않으면 앞으로 어느 약소국이든 같은 피해가 되풀이되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여립씨는 우크라이나 민족 기원을 이해하기 위해 학술논문까지 찾아보기도 했다. 지난달 15일 시작한 작품은 20일을 들여 4일 최종 마무리됐다.
순수예술작가 여립씨가 방독면을 쓰고 작업하는 모습. 유튜브와 스트리밍 채널에서 작업하는 과정을 생중계하는 여립씨는 항상 방독면을 쓰고 작업에 임한다. 작가 여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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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예술작가 여립씨가 방독면을 쓰고 작업하는 모습. 유튜브와 스트리밍 채널에서 작업하는 과정을 생중계하는 여립씨는 항상 방독면을 쓰고 작업에 임한다. 작가 여립 제공.
여립씨가 작품을 대사관에 기증하기까지는 그의 의지뿐 아니라 그를 응원하는 ‘시청자’의 공이 컸다. 지난 2월부터 여립씨는 유튜브와 스트리밍 채널 등을 통해 작품을 완성하는 전 과정을 생중계로 방송하고 있다. 온라인 콘텐츠에서도 불모지와 같던 순수예술의 세계를 조금 더 친숙하게 보여 주고 싶다는 마음에서였다.
작품을 어느 정도 완성한 시점 여립씨가 방송 중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선물로 드리고 싶다”고 말하자 시청자 2~3명이 “좋은 생각”이라고 적극 호응했다. 그는 직접 대사관에 전화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걱정하며 연락한 대사관 측에서도 “직접 내부에 전시하겠다”고 답했다.
작가로서의 꿈을 묻는 질문에도 여립씨는 “세상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지고 공유하고 싶다”면서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국제사회의 협조로 조속히 평화를 맞이할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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