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이프라인’처럼 기름을 훔치기 위해 모텔을 통째로 빌려 송유관까지 곡괭이 등으로 땅굴을 파던 일당이 붙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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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절도단이 송유관에서 도유하기 위해 판 땅굴. 대전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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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절도단이 송유관에서 도유하기 위해 판 땅굴.
대전경찰청 제공
대전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9일 도유단 총책 A(58)씨, 자금책 B(55)씨, 기술자 C(58)씨, 땅굴 작업자 D(44)씨 등 4명을 송유관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가담 정도가 적은 자금책 E(49)씨 등 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은 지난 1월 말부터 3월 5일까지 충북 청주시 국도 17번 인근을 지나는 송유관 지점까지 땅굴을 파 기름을 절도하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송유관은 광역송유관에서 지역송유관으로 경유와 휘발유를 보내는 것으로 A씨 등 일당은 길이 10m 정도의 땅굴을 파 송유관을 뚫기 직전에 경찰에 검거됐다.
이들은 지난 1월 1일쯤 충북 청주시에 있는 모텔을 통째로 빌렸다. 보증금 8000만원에 매달 450만원씩 월세를 주기로 하고 임대했다. 이들은 모텔에서 잠 자고 밥 해먹으면서 삽과 곡괭이 등으로 한 달 동안 모텔 지하실 벽면을 뚫은 뒤 가로 81㎝, 세로 78㎝ 크기의 땅굴을 파가면서 송유관으로 접근해갔다. 송유관은 직경이 45㎝으로 지면에서 3m 땅속을 지나고 있다. 그러나 거의 송유관에 접근한 순간 국정원의 제보를 받은 경찰에 덜미가 잡힌 것이다.
A씨는 신나 판매 등 전과가 있는 이들을 끌어들여 ℓ당 400∼500원의 수익금을 주겠다고 꼬드겨 범행에 나섰다. 일당 중에는 대한송유관공사 기술자로 재직하다 동종의 전과로 잘린 전 직원도 참여했다.
이들은 당초 지난해 10월 송유관 주변에 있는 충북 옥천의 한 주유소를 임대해 굴착을 시도했으나 땅굴 작업자인 D씨가 “물이 너무 많이 나와 작업이 불가능하다”고 하자 포기하고 모텔로 바꿔 범행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모텔을 임대한 뒤 정문에 ‘내부 공사로 당분간 영업을 안 합니다’라고 적은 안내문을 내걸고 굴착 작업을 벌였다. 앞 도로는 하루 평균 차량 6만 6000대가 오가는 왕복 4차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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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기름절도단을 적발 한 뒤 이들이 판 땅굴을 원상복구하고 있다. 대전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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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기름절도단을 적발 한 뒤 이들이 판 땅굴을 원상복구하고 있다.
대전경찰청 제공
김재춘 강력범죄수사대장은 “송유관이 도로 옆이어서 도로붕괴는 물론 송유관에 밸브를 설치하거나 기름을 훔칠 때 폭발, 화재, 환경훼손 등 악영향을 유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송유관은 사회 및 경제적 가치가 높은 특별 재산”이라면서 “범인들은 대부분 현장에서 범행을 하던 중에 검거됐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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