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값 60만원 냈는데 피부가”…풀빌라·펜션 찾았다가 낭패

“방값 60만원 냈는데 피부가”…풀빌라·펜션 찾았다가 낭패

김우진 기자
김우진 기자
입력 2025-07-08 17:45
수정 2025-07-08 17:4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워터파크·호텔 대형 수영장 달리 기준 無
“안전 위해 수질 검사 인증제도 만들어야”

이미지 확대
더위에 수영장이 있는 펜션이나 풀빌라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지만 수질 관리 기준이 없어 일반 수영장처럼 적정한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픽사베이
더위에 수영장이 있는 펜션이나 풀빌라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지만 수질 관리 기준이 없어 일반 수영장처럼 적정한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픽사베이


폭염이 한창이던 지난 주말 친구들과 함께 경기 가평의 한 풀빌라를 찾은 김모(31)씨는 숙소에 있던 수영장을 보고 경악했다. 물놀이를 즐기려고 일부러 수영장이 있는 숙소를 하룻밤에 60만원이나 주고 예약했지만 일명 ‘녹조라테’를 연상시키는 초록빛 물을 보니 도저히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한다. 김씨는 8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사장에게 항의했지만 ‘청소를 마친 것이니 문제없다’는 말만 들었다”며 “잠깐 발만 담갔는데도 피부에 두드러기가 올라왔다”고 토로했다.

찌는듯한 더위에 수영장이 있는 펜션이나 풀빌라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지만 수질 관리 기준은 없어 숙박객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호흡기는 물론 피부 질환이나 눈병 등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우후죽순 생기는 풀빌라나 펜션에 있는 수영장에도 일반 수영장처럼 적정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풀빌라나 수영장 펜션 등 숙박업소 외부에 땅을 파서 물을 채우거나 욕조 형태로 설치된 수영장은 별도의 영업 신고나 허가 없이 운영할 수 있다. 이런 형태의 작은 수영장은 통상 숙박업소 ‘부대 시설’에 포함돼 법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워터파크, 호텔 내 대형 수영장은 관광진흥법 등에 따라 상시로 부유물과 침전물을 점검하고 탁도·잔류염소·수소이온농도 등을 수질 기준에 맞게 관리해야 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펜션에서 숙박한 경우는 3976만 1000박으로, 2021년(3189만 6000박)과 비교해 25% 증가했다. 모든 숙박시설 유형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하지만 펜션에서 운영하는 수영장은 수질 관리 대상에서 제외되다 보니 숙박객들은 벌레 사체나 이물질이 수영장에 둥둥 떠다니는 불쾌한 경험을 하기도 한다. 수영장이 있다는 이유로 숙소를 예약한 숙박객들은 수영장 수질이 엉망이어도 하소연할 곳도 마땅치 않다. 수질이 어떤 수준인지도 정확히 알기 어렵다.

경기 양평의 한 펜션을 찾았던 양모(29)씨는 “수영장에 벌레들과 작은 비닐 쓰레기 등이 떠 있었고, 바닥은 물때가 가득해 미끄러웠다”며 “상태가 심각해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신고도 했지만 제재나 점검 대상이 아니라는 답변만 들었다”고 전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풀빌라나 펜션 내 수영장은 인허가 단계에서 지켜야 할 규정이 별도로 없고, 수질 검사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김남조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식품 인증 마크처럼 수질 검사를 통한 인증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수영장의 수질은 건강과 직결될 수 있는 만큼 소비자 안전을 보장하는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총 13조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하자 이를 둘러싸고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에 활기가 돌 것을 기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소비쿠폰 거부운동’을 주장하는 이미지가 확산되기도 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